"윤 하수인 단죄해야"…39년만의 개헌, 국힘 불참에 무산
국힘 "이승만 건국, 박정희 새마을 넣어라" 궤변
여야 5당 일제히 "양심과 소신에 따라 투표하라"
청와대 "투표불성립 유감…국힘 투표 참여해야"
시민단체, 5·18 단체 등 "반드시 책임 물을 것"

계엄 통제 강화,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을 골자로 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39년 만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무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는 8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재표결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개헌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개헌안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표결 무산 직후 국민의힘을 일제히 비판했고, 우 의장도 "이번 투표 불참으로 개헌을 무산시킨 여러분은 불법 비상계엄에 동조·방조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보이콧…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
국힘 "이승만 건국, 박정희 새마을 넣어라" 궤변
여야 5당, 일제히 "양심과 소신에 따라 투표하라"
국회는 7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개헌안 처리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아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됐다. 우 의장은 "투표한 의원 수가 178명으로 의결 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191명)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어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의원님들께서는 어떻게 해야 국민 속에서 함께하는 길인지, 무엇이 헌법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일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며 "내일 5월 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다시 소집해 헌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다시 하겠다. 내일은 반드시 표결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우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25분쯤 개헌안을 상정했다. 재적의원 3분의 2이상 찬성이라는 개헌안 의결 조건을 맞추기 위해선 106석을 가진 국민의힘 의원들의 동참이 필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불참했다.

대신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인 유상범 의원은 표결 직전 홀로 본회의장에 입장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표결 보이콧 성명을 발표한 뒤, 자리를 떴다.
유 의원은 개헌안과 전혀 관련 없는 '조작기소 특별검사법안'을 언급하며 "(여당이) 공소취소 특검법을 강행하고 사법파괴 내란을 획책하고 다수의 힘을 앞세워 헌법 개정마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느냐"며 "이러한 형태는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자 주권자인 우리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 의원은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외에도 '이승만 건국'과 '6·25 전쟁' '박정희 새마을 운동 근대화 정신' 등 "찬란한 가치가 온전히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헌안에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수록한 이유는 12·3내란으로 훼손된 민주주의 가치를 복원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정통성을 재강조하기 위함이지만, 이러한 민주적 가치와 정반대되는 독재정부의 잔재를 전문에 포함시키자고 한 셈이다.

여야 의원들은 국민의힘을 향해 일제히 표결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인 천준호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12·3 불법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던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불법 계엄을 차단하는 개헌 표결을 방해하고 있다"며 "'절윤'(윤석열과의 단절)은커녕 국민의힘 전체가 윤석열 세력 그 자체라고 봐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39년 만에 맞이한 개헌 '골든타임'이고 국민의힘에게는 내란을 속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 표결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혁신당 원내대표인 서왕진 의원은 "대통령의 자의적인 계엄권을 국회가 실질적으로 견제하게 하는 것은 반복됐던 권력의 폭주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이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국민 앞에서 찬성과 반대의 뜻을 밝히는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마저 왜 외면하느냐"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 "지금이라도 양심과 소신에 따라 개헌안 표결에 참여하라"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이 7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우 의장,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2026.5.7 [공동취재]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552865-A1PVkLX/20260507193153084ldzg.jpg)
기본소득당 대표인 용혜인 의원은 "부마와 광주의 민주 이념을 헌법 전문에 새기는 일에 반대할 명분이 무엇이냐. 두 번 다시 불법 계엄으로 헌정질서가 짓밟히지 않도록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는 일에, 수도권 일극화를 막고 지역균형발전 책무를 명문화하는 일에 반대할 명분이 어디 있느냐"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어떤 의원도 여기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12·3내란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절윤을 선언했다"며 "윤 어게인의 그늘에서 걸어나와서 국민 앞에 양심과 소신대로 투표해달라"고 했다.
사회민주당 대표인 한창민 의원은 "유상범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서 다시 한번 말도 안 되는 반대 논리를 늘어놓고 갔다"며 "국민의힘은 또다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에게 헌법을 돌려주는 이 역사적 순간에 국민을 배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 이름을 호명하며 "12월 3일 그날 밤을 기억하라"며 "최소한의 보수의 양심을 지켜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선 "제발 망상에서 벗어나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제히 비판 "국힘,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
청와대 "투표불성립 유감…국힘 투표에 참여해야"
시민단체, 5·18 단체 "국힘에 반드시 책임 물을 것"

박 대변인은 "국민의힘에 묻는다"라며 "무장 병력으로 국민을 위협하고 헌법 질서를 파괴했던 계엄의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계엄 요건 강화'가 대통령 권한 박탈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거부하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여전히 불법 계엄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을 포함한 '윤어게인 공천'으로 불법 계엄 세력에 면죄부를 주는 '반성 없는 퇴행'을 보여준 국민의힘의 행태가 그 의도를 확신하게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본회의에서 유상범 의원은 반대토론을 통해 '개헌특위 구성'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간 국민의힘은 개헌안에도 없고 법리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은 대통령 임기 연장을 운운하며 개헌 논의에 불참하지 않았느냐"며 "이제 와서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 시기를 넘기자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이자 역풍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정략적 반대로 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의 뜻을 묻는 개헌의 골든타임이 흘러가고 있다"며 "헌법 개정을 향한 국민적 열망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한 오늘의 훼방을 역사가 준엄히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은 "통탄할 일이 벌어졌다"며 "국힘의 행태는 과거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막아설 때와 똑같았다"고 논평했다. 이어 "국힘이 당론으로 개헌을 반대한다면 '반대투표'를 하면 될 일이지, '이탈표' 원천봉쇄를 위해 보이콧을 택했다"며 "소신 있는 의원들의 합법적 권한조차 강제로 포기시킨 야만적인 통제"라고 일갈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번 개헌안 내용 중 조금이라도 반대할만한 쟁점이 있느냐"며 "밑도 끝도 없는 '국민합의' 타령이나 올 하반기에 '종합적 개헌안'을 논의하자는 것은 그냥 개헌하지 말자는 생떼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결단으로 다시 열릴 본회의는 국민의힘에 주는 마지막 퇴로"라며 "또다시 개헌을 막아선다면, 국민은 당신들을 국회의원이 아닌 윤석열의 하수인으로 단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도 표결 무산 직후 즉각 반응을 내놨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개헌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국회의원 투표 거부로 투표 불성립이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유감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본회의가 한 번 더 소집되는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이 헌법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투표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개헌 취지를 완수하기 위해 법과 제도적인 틀 내에서 어떤 방안이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의 헌법 전문 명시, 국가의 균형발전, 비상계엄 통제의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이번 개헌안은 결코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진정한 개헌의 시작을 위한 최소한의 합의"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법기관으로서 가진 자신의 무거운 책무를 뒤돌아보라. 정당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주권자 시민들을 위해 내일 헌법개정안 의결에 반드시 참여하라"고 외쳤다.
5·18 단체 등 260여개 단체로 구성된 5·18정신헌법전문수록국민추진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국민이 오랜 시간 요구해 온 시대적 과제였지만 결국 국회 개헌안 의결 자체가 불성립됐다"며 "국민의 요구를 외면한 정치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특히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 요구를 외면한 책임 회피이자 낡은 헌정 체계를 새롭게 정비할 기회를 스스로 거부한 선택"이라며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너진 헌정질서 회복과 단절 의지를 보여줄 기회였음에도 이를 행동으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수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도 "개헌을 추진할 의지가 있었다면 보다 적극적인 정치력과 협상으로 국면을 돌파했어야 했다"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최소한의 개헌안마저 관철하지 못한 것은 무능의 결과이자 분명한 정치적 책임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18은 국가폭력과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라며 "그 정신을 헌법에 새기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이행해야 할 역사적 책무"라며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책임을 인정하고 즉각 개헌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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