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장 선거 채무 논쟁, '재정의 질'이 핵심

인천일보 2026. 5. 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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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인천시장 선거전이 '채무 논쟁'으로 뜨겁다. 10년 전 '재정 위기 주의 단체'라는 오명을 썼던 인천 재정 문제는 유권자들의 투표심을 자극하는 민감한 현안이다.

민주당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측은 측은 유정복 인천시장 임기 4년간 채무가 약 4600억 원 늘어날 것이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국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측은 예산 규모 대비 채무 비율이 15%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어 여전히 건전한 상태라고 맞선다. 본보의 팩트체크 결과, 두 후보 주장은 모두 사실에 기반한다. 채무 잔액은 산술적으로 4591억 원 증가한 것이 맞고, 관리 채무 비율 역시 15.0%로 정부의 위기 기준(25%)을 한참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논쟁의 본질은 '늘어난 4600억 원의 빚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있다. 채무 총액이 늘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는 경기 침체와 세수 감소라는 하방 압력이 존재했다. 특히 인천대로 일반화 도로 개량이나 루원복합청사 건립 등 시민 편의를 위한 현안 사업과 재난 관리 기금 조성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했다는 시의 설명도 나름의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유 후보 측이 "모르면 AI에게 물어보라"며 채무 비율의 건전성만을 내세우는 것은 자칫 늘어난 부채에 대한 행정적 책임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반대로 박 후보 측 역시 채무 총액의 증가만을 부각해 '재정 파탄'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과거 40%에 육박했던 채무 비율을 정상화한 행정의 성과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인천 시민들이 진정으로 궁금한 것은 빚의 액수가 아니라, 그 빚이 '어디에 쓰였고 앞으로 어떻게 갚을 것인가'이다. 채무가 늘었더라도 그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나 민생 회복을 위한 마중물로 쓰였다면 '착한 부채'가 될 수 있고, 선심성 사업이나 낭비성 예산에 투입됐다면 '독'이 될 뿐이다.

두 후보는 소모적인 수치 공방 대신 늘어난 재정을 바탕으로 인천의 고질적인 원도심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할지, 급변하는 대외 경제 여건 속에서 인천의 재정 자립도를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 마련에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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