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장관 “현장체험학습 면책기준 모호”…교사들 “교사 개인에게 책임 돌리는 구조 바꿔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현장체험학습 중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 면책 문제와 관련해 “관계 부처 간 이견이 있지만 교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법률적 개선안을 이달 중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예측 불가능한 사고까지 교사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현장체험학습은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면책과 민원 대응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최 장관은 7일 교육부가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개최한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지난해 학교안전법이 개정됐지만 면책 기준이 모호해 교사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법제처 등에서는 다른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가능한 한 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교사 개인 책임으로 이어지는 현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기영 인천 논곡초 교사는 “교사들은 현장체험학습 전 안전교육과 계획 수립 등 필요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고 있지만 예측하지 못한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며 “중대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적으로 면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봉구 울산 농소중 교사도 “학교안전법상 안전조치 의무의 범위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과도한 행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졌다. 최봉구 교사는 “교사가 숙박시설과 체험시설의 소방·위생점검을 위해 직접 담당 부서를 찾아 공문을 일일이 보내고 있다”며 “시설 안전 정보를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과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보다 강한 수준의 면책을 요구했다. 그는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떠나 교사에게 고의가 없다면 교육활동 중 발생한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원천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과도한 학부모 민원 역시 현장체험학습 등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호소했다. 전남 목포에서 온 한 초등교사는 “학교에 민원대응팀이 있지만 구체적인 기준 없이 학교장 재량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민원 대응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만 있어도 현장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교사 개인에게 집중된 책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이윤지씨는 “교사 개인이 아닌 제도와 시스템이 함께 책임을 나누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미경 참교육학부모회 대표도 “교사의 교육적 결정을 침해하는 일부 민원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들은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학생 스스로 안전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 여의도고 학생회장 이경준군은 “학교에서는 문제 행동이 없던 학생들도 현장체험학습만 가면 일탈을 시도하려는 경우가 있다”며 “학생들 자신도 안전한 행동을 하겠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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