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기도, 냄새 날까봐 두렵다…일상의 고통 ‘다한증’

김은진 기자 2026. 5. 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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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세요?] 다한증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땀 분비되는 질환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는 ‘일차성 다한증’
국소 외용제 바르는 비수술적 치료부터
수술, 회복 빠르지만 ‘보상성 다한증’ 우려
전체 인구의 최대 4.6%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한증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대인관계와 직장생활, 정신건강까지 흔드는 질환이다. 클립아트코리아

악수 한번 하기가 두렵고, 시험도 다 보기 전에 시험지가 흥건히 젖고, 여름도 아닌데 등줄기가 축축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긴장을 많이 하나 보다’ 하고 넘기기 쉽지만, 땀 배출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질병 ‘다한증’일 수도 있다. 전체 인구의 최대 4.6%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한증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대인관계와 직장생활, 정신건강까지 흔드는 질환이다. 

◆다한증이란=정상적인 체온 조절을 위한 분비량보다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땀이 분비되는 질환이다. 우리 몸에는 약 400만개의 땀샘이 있는데, 이 중 다한증과 주로 관련된 에크린 땀샘은 약 300만개로 손바닥과 발바닥에 집중 분포한다. 

다한증은 발병 원인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특별한 기저 질환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 다한증과, 갑상선기능항진증·당뇨병·결핵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성 다한증이다. 발병 부위에 따라서는 전신 다한증과 국소 다한증으로 나뉜다. 대부분의 환자는 손발, 겨드랑이, 얼굴 등 특정 부위에 과도한 땀이 나는 국소 다한증에 해당하며,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는 일차성 다한증인 경우가 많다.

일차성 다한증은 자율신경계, 특히 교감신경계에 의해 조절된다. 열이나 감정적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해 땀이 쏟아지지만, 수면 중에는 대개 땀을 흘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25~50%에서 가족력이 확인될 정도로 유전적 연관성도 뚜렷하다.

질병관리청

◆언제부터, 어디서 시작되나=증상이 시작되는 시기는 발생 부위에 따라 다르다. 

손 다한증은 어린이나 청소년기에 주로 시작하며, 겨드랑이 다한증은 사춘기나 20대 초반에 처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는 잘 모르고 지내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방치하면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

증상의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손바닥과 겨드랑이에 동시에 나타나거나 겨드랑이 단독 혹은 머리·얼굴 부위 순으로 발생한다.

다한증 환자들은 스스로를 ‘땀이 많은 체질’로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 사이 병은 깊어지고 손으로 잡는 전기기구나 금속을 다루는 직업, 상대방과 신체 접촉이 많은 직업에서 불편함이 가중된다. 학생이라면 시험지가 젖는 일도 다반사다. 더 나아가 습진·피부염·무좀 같은 피부 합병증까지 동반될 수 있다.

◆진단은 어떻게=일차성 다한증은 6개월 이상,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특정 부위에 과도한 땀이 분비되면서 다음 기준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할 때 진단한다. ▲양측이 비교적 대칭적으로 땀이 나는 경우 ▲최소 주 1회 이상 과도한 발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 ▲발병 시점이 25세 미만 ▲가족력 ▲수면 중 땀이 없는 경우가 그 기준이다.

필요에 따라 피부에 요오드 용액을 바른 뒤 전분을 뿌려 땀 나는 부위를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땀이 나는 곳이 짙은 보라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치료 부위 결정과 치료 효과 판정에도 유용하다.

서울대병원

◆비수술 치료가 먼저=다한증 치료는 비수술적 방법을 우선 시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국소 외용제다. 염화알루미늄은 에크린 땀샘을 막아 발한을 억제하는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로, 취침 전에 바르고 6~8시간 이상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처음에는 일주일간 매일 바르고, 증상이 줄어들면 주 1~2회로 줄인다. 다만 피부 자극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온영동치료는 손발 다한증에 특히 효과적이다. 수조에 손이나 발을 담그고 약한 전류를 흘려 땀샘의 이온 수송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6~15회 치료 후 발한이 크게 줄어든다. 심장박동 조절장치 삽입 환자나 임산부는 사용이 금지된다.

보톡스(보툴리눔독소 A형) 주사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해 땀 분비를 막는다. 겨드랑이 다한증의 경우 90% 이상에서 효과가 나타나며, 평균 6~8개월 지속된다. 연 1~2회 시술이 필요하며, 주사 부위 통증이 가장 큰 단점이다.

항콜린성 약물 복용도 전신 다한증에 활용되지만 시야 흐림, 빈맥, 기립저혈압 등 부작용이 많아 국소 다한증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수술, 신중하게 결정해야=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 흉강경을 이용한 흉부 교감신경 차단술을 고려할 수 있다. 3~5㎜ 크기의 작은 절개로 수술하며 당일 퇴원이 가능할 만큼 회복이 빠르다. 수술 후 약 95% 환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인다.

그러나 수술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보상성 다한증’이다. 이는 손이나 얼굴의 땀이 줄어드는 대신 등·배·허벅지 등 다른 부위에서 땀이 더 많이 나게 되는 현상이다. 경증 보상성 다한증은 14~90%, 중증은 최대 30%에서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한번 발생하면 되돌릴 방법이 없는 만큼 수술 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일상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병원을 방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바르는 약은 얼굴이나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적이며, 아세틸콜린 분비를 억제하는 항콜린제제 경구용 약은 구강 건조나 졸음 등 부작용이 올 수 있어 중요한 행사나 시험 등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도움말=질병관리청, 대한피부과학회,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은 행복의 기본이자 최고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묻습니다. ‘건강하세요?’ 넘쳐나는 건강 정보 속, 따뜻한 안부 인사 같은 이 코너는 ‘디지털농민신문’에서 한발 앞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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