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표가 부족했다"... 국회 개헌안 투표, 국힘 불참에 '투표 불성립'

이서희 2026. 5. 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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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8일 다시 본회의를 소집해 개헌안을 상정할 계획이지만, 국민의힘이 표결 불참과 함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까지 검토하고 있어 또다시 '투표 불성립'으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우 의장은 개헌안 투표 불성립 선포 후 "국민투표로 가기도 전에 국회 의결에서 투표 불성립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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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원 불참에 정족수 미달
39년 만에 '개헌 국민투표' 일단 무산
국회, 8일 본회의 열어 처리 재도전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1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 의결정족수가 미달해 투표 불성립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헌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39년 만의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까지 부족한 건 단 13표였다.

국회가 7일 본회의에서 개헌안 처리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의원 178명의 표가 담긴 투표함은 끝내 열리지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8일 다시 본회의를 소집해 개헌안을 상정할 계획이지만, 국민의힘이 표결 불참과 함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까지 검토하고 있어 또다시 '투표 불성립'으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개혁신당 불참 번복... 총 178명 투표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계엄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헌안은 이날 오후 2시 25분쯤 본회의에 상정됐다. 개헌안은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여야 원내 6당과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3일 발의했다. 개헌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6·3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려면 10일까지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우 의장은 "39년 된 낡은 헌법을 시대변화를 담은 헌법으로 바꾸고 개헌의 문을 여는 개헌"이라며 "지금 꼭 필요하면서도 사회적 동의가 가장 넓은 것만을 담았다"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위헌·위법 계엄은 꿈조차 꾸지 못하도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을 해제권으로 강화하고 승인권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헌법으로 민주주의의 제도적 방벽을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헌안을 상정한 지 1시간 40분 만에 우 의장은 투표 불성립을 선언했다. 개헌안 의결을 위해선 재적 의원(286명) 3분의 2(191명)가 찬성해야 한다. 국민의힘(106명) 의원 전원과 구속 상태인 강선우 무소속 의원을 뺀 179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고 해도 국민의힘 의원 12표가 더 필요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과 민주당에서 탈당한 김병기 무소속 의원 1명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에 대해 투표를 마치고 텅 빈 국민의힘 의석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해 투표가 불성립했다. 뉴시스

'보이콧' 국민의힘 "與, 입맛 맞춘 개헌 추진"

국민의힘은 개헌안 표결 동안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22대 국회 후반기에 여야가 개헌특위를 구성해 헌법 전문부터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괄한 개헌안을 논의하자"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의 개헌 시도를 "지방선거를 위한 정략적 의도"라 주장하며 "법치주의 유린 세력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자신들 입맛에 맞는 헌법 개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자 주권자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개헌안 투표 불성립 선포 후 "국민투표로 가기도 전에 국회 의결에서 투표 불성립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위기로 내몰았던 불법 비상계엄, 온 국민을 고통에 빠트렸던 그 내란 사태를 겪고도 이 개헌조차 못 한다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며 "8일 본회의를 다시 소집하겠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 참여를) 진지하게 다시 고민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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