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수익률 100% 껑충…MZ 투자자산 된 ‘포켓몬카드’
현물투자 반열까지 올라와
크림 올 거래액 전년비 57배 ↑
美선 카드 한장 239억 거래
옛 향수·한탕주의 복합 작용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 중인 김유림(30) 씨는 최근 포켓몬카드 수집에 푹 빠져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포켓몬카드로 재테크하는 방법’을 보고 무심코 샀던 ‘25주년 뚱카츄’ 카드가 한 달 전 10만 원에서 20만 원까지 올라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김 씨는 “무작위로 섞인 카드팩을 열어보면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에 더해 어릴 적 봤던 만화 영화까지 추억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요즘은 주식이나 비트코인보다 포켓몬카드가 더 핫한 재테크”라고 말했다.
마니아층의 단순 취미로 여겨지던 ‘포켓몬카드’ 수집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투자 전략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비교적 큰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뽑파민(뽑기와 도파민의 합성어)’을 느낄 수 있는 데다 상황에 따라 몇 배의 수익까지 낼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네이버의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준 포켓몬카드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배 급증했다. 최근 들어 포켓몬카드에 대한 인식이 ‘마니아층만 찾는 수집 취미’에서 ‘재테크의 일환’으로 자리잡으면서 거래가 크게 늘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희귀 카드인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카드가 1649만 달러(약 239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특히 포켓몬이 올해 탄생 30주년을 맞이하면서 카드에 대한 관심이 늘자 가격 또한 급등하고 있다. 실제 크림에서 수천만 원이 훌쩍 넘는 카드 거래 성사가 잇따르고 있다. 크림에 따르면 올 3월 크림에서 ‘뭉크 피카츄’ 카드가 역대 최고가인 2363만 원에 거래됐으며 ‘아세로라 엑스트라 배틀데이’ 카드는 지난달 4305만 5000원에 거래됐다.
호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크림에 따르면 ‘루기아 레전드 L 하트골드&소울실버’ 카드는 구매 희망가 1억 9000만 원에 등록돼 있다. 해당 카드는 3만 원 내외의 박스에서 극소수의 확률로 뽑을 수 있다. 운이 좋아야 얻을 수 있는 카드인 데다 출시한 지 15년이 넘어 훼손되지 않은 카드를 구하기 어려운 까닭에 나날이 시세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켓몬카드는 1000원짜리 팩이나 3만 원 내외의 박스 형태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중 등급이 높거나 희귀한 카드인 경우 프리미엄이 붙는다. 일본·북미·한국 등 어떤 국가에서 판매됐는지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 특히 포켓몬카드 경기에서 우승 상품으로 주어지거나 특정 국가에서만 프로모션으로 출시된 카드의 경우 수십 배의 웃돈이 붙는다.
서울 성수에서 진행된 포켓몬 팝업스토어에 이달 1일 4만여 명이 몰려 행사가 취소된 것 또한 포켓몬카드 수집 열풍을 잘 보여준다. 현장에서 몇 가지 미션을 수행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잉어킹’ 카드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30만 원가량에 판매되며 사람이 몰렸다. 지난해 국내에서 프로모션으로 무료 배포된 ‘메타몽’ 카드 또한 나날이 시세가 올라 현재는 60만 원이 넘는 금액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포켓몬카드 열풍에 대해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이른바 ‘한탕주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많지 않은 돈을 넣어 대박을 터뜨리는 기쁨을 맛보고 싶은 심리와 함께 액수가 크지 않으니까 꽝이 나와도 괜찮다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퍼진 만연한 우울감을 잊게 하는 작용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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