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혹’ 30년 방치 80대男, 심한 악취·고름…‘기저세포암’까지?

피부의 가장 겉면인 표피 중 진피와 맞닿아 있는 가장 아래쪽을 '기저층'이라고 한다. 진피에는 혈관, 신경, 림프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기저층에 발생하는 암을 기저세포암이라고 한다. 이는 피부암의 일종이다. 피부암은 발생하는 세포의 종류에 따라 크게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기저세포암 세포가 30년에 걸쳐 머리 피부(두피)의 진피를 뚫고 머리뼈(두정골)까지 침범한 상태의 80대 남성이 뒤늦은 검사 끝에 확진을 받았지만, 아예 손도 쓰지 못하고 숨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 환자는 별다른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두피 증상을 방치했으며, 오랜 기간 암 조직이 썩으면서 심한 악취와 고름(화농성 분비물)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후각·시각적인 피해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멕시코 몬테레이공대 의학보건과학부 연구팀은 평소 직업적으로 자외선에 심하게 노출된 83세 남성이 뒤늦게 병원을 찾아 기저세포암 진단을 받았으나 병증이 이미 수술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여서 곧 사망한 사례를 학계에 보고했다.
이 환자는 두피 정수리 부위에 신생물(10x15 cm 크기)이 있었고 가장자리는 진주 빛으로 툭 튀어나왔고 주변의 모세혈관이 확장돼 있었다. 특히 악취와 고름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성형외과·신경외과·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등과 협진했으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피부과에서 전신 치료제(비스모데집)만 투약했다. 환자는 투약 1개월도 채 안 돼 간 기능 검사에서 이상이 발생했고 이후 다발성 장기부전이 급속히 진행돼 사망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Advanced Basal Cell Carcinoma in a Geriatric Patient: A Case Report and Ethical Considerations)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두피의 기저세포암이 뼈(두정골)까지 침범했다면 의료진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머리뼈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야 하는데, 이는 고령 환자에게 치명적인 뇌 손상이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방치된 기저세포암 조직은 부패해 심한 악취와 화농성 분비물을 쏟아낸다. 이는 해당 부위가 세균 번식의 온상이 돼, 수술 후 회복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다학제 팀이 수술을 포기한 것은 치료의 이득보다 환자가 겪을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기저세포암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악성 종양이다. 미국에서만 매년 36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주로 50세 이상 연령대에서 급격히 늘어난다. 일찍 발견하면 완치율이 95%를 넘어 '착한 암'으로 불린다. 전체 환자의 약 0.8%는 주변 조직을 파괴하는 '국소 진행성' 단계로 악화해 치료가 매우 힘들어진다.
기저세포암은 표피의 최하단인 '기저층'에서 시작되고, 옆으로 퍼지기보다 아래로 파고드는 '수직 침윤' 성질을 갖고 있다. 초기에는 점이나 검버섯처럼 보이지만 암세포가 진피를 뚫고 뿌리를 내리면 근육과 연골, 심지어 뼈까지 녹여버린다.
수술이 불가능해지면 치료제 비스모데집을 쓴다. 이 약은 조직의 성장과 회복에 관여하는 단백질 종류를 차단하며, 암세포의 성장을 막는다. 그러나 임상시험 결과 환자의 98%가 부작용을 겪고 31%가 투약을 중단할 만큼 신체적 부담이 크다. 기저세포암이 신경을 파괴하면 통증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피부에 생긴 상처나 혹이 3개월 이상 낫지 않는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기저세포암을 왜 '착한 암'이라고 하나요?
A1. 다른 암보다 전이 속도가 훨씬 더 느리고,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퍼지는 원격 전이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완치율이 95% 이상으로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방치할 경우 주변 조직과 뼈를 파괴하는 무서운 암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Q2. 통증이 없는데도 위험한 상태일 수 있나요?
A2. 네, 그렇습니다. 기저세포암은 암세포가 신경을 파괴하면서 자라기 때문에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번 사례의 환자도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30년을 방치하다 뼈까지 침범당했습니다. 통증 유무와 관계없이 피부에 이상이 생겨 잘 낫지 않는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3. 피부에 생긴 혹이나 점을 언제쯤 암으로 의심해야 하나요?
A3. 일반적인 피부 상처나 염증은 보통 1~2주면 나아집니다. 만약 피부에 생긴 상처, 혹, 궤양 등이 3개월 이상 낫지 않거나, 크기가 계속 커지고 출혈이나 진물이 반복된다면 기저세포암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장자리가 진주 빛으로 융기되거나 주변 모세혈관이 확장되는 특징이 있다면 즉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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