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만원 늘면 소비 130원 늘어

배현의 2026. 5. 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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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 시 한국 1.3% 소비효과...독일 3.8%, 미국, 프랑스 3.2%
무주택자의 경우, 주식 자본이득의 70%를 부동산 투자
사진=한국경제신문

한국에서 주가가 오르면 소비는 130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돼 주식 자산효과가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에서 발간한 ‘우리나라의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한국의 주식 자산효과를 분석했다. 주식 자산효과는 주가 상승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 패널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를 추정했다.

한국은 주가가 1만원 오를 때 자본이득의 1.3%만 소비 재원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이나 미국의 자산효과는 3~4%인 것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독일이 3.8%로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고, 프랑스와 미국은 3.2%, 이탈리아는 2.3%, 일본은 2.2%의 효과를 가졌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2011~2014년 소비·자산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75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주가가 급등한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보고서다.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낮은 자산효과의 원인으로 국내 가계의 주식 소유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과 ‘부동산 쏠림 현상’을 꼽았다.

한국은 가처분 소득 대비 주식 자산 규모가 2024년 기준 77%였다. 미국은 256%, 유럽 주요국은 184%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또한, 주식자산의 분포는 주로 소비의 주가 반응이 작은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됐다. 즉, 가계에서 ‘푼돈’에 불과한 주식 자본이득을 소비를 늘리는 데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국내 주식이 수익률은 낮고 변동성이 높아 자본이득을 영구적 소득이 아닌 되돌려질 수 있는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하는 경향 역시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에 비해 국내 주식시장의 월평균 기대수익률은 6분의 1에 불과했으며, 변동성은 10%가 더 높았다. 수익의 지속 기간 역시 더 짧았다. 미국의 상승기 지속 기간은 3.1개월이었으나 국내 증시의 상승기 지속 기간은 2.3개월에 그쳤다. 따라서 자본이득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아 장기적인 투자 행태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곧 주식시장을 통한 추가적인 자산 확대 기회의 소실로 이어졌다.

‘부동산 쏠림 현상’은 소비 확대 효과를 제한했다. 가계의 주식투자 이익이 부동산 투자로 이어지는 것이 소비 확대 효과를 제한한 것이다. 분석 기간 중 주식시장에서 실현된 이익이 부동산에 우선적으로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주택자의 경우 주식 자본이득의 70%를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은 주식 시장과 비교하면 변동성이 8분의 1 수준으로 낮고, 수익률은 주식의 2배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주택매매 자금 출처조사에서 주식매각대금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자산효과 제약요인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주가 변동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 개인 투자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AI 수요 확대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은 가계의 주식 보유 증가와 참여 계층의 다양화로 이어졌다. 특히 청년층 및 중·저소득층의 유입은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 우리 경제 전체의 자산효과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경우 주가가 조정될 경우 역자산효과가 맞물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역자산효과는 증시가 조정될 경우 소비가 위축되고 부채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는 현상을 말한다.

한은은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가계 자산 형성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주식 자본이득의 부동산 쏠림을 막고 가계의 주식 장기보유 유인을 제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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