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오롱, 저수익 사업 정리…소재·패션사업 부분 매각

남준우/안대규/신정은 2026. 5. 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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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부회장 주도 사업재편
실탄 마련해 첨단소재 집중

마켓인사이트 5월 7일 오후 3시 8분

코오롱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업부 중 일부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신사업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용 필름 사업부를 떼어내기로 했다. 전자 부품 소재와 패션 사업 중 일부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코오롱그룹을 이끌어 온 이규호 부회장이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딜로이트안진과 매각을 위한 사전 실사 작업을 했다. 매각 자문사로는 삼정KPMG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조만간 매각하는 사업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인수 후보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소재 부문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핵심 먹거리로 산업자재와 화학소재 부문 등이 주력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산업자재 부문은 2조3021억원, 화학소재 부문은 1조24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에 매각을 검토하는 반도체용 필름 사업부 등은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매각 대상 사업의 가치를 2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부문은 매년 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실적은 하락하는 추세다. 작년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부문 매출은 1조164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3억원에서 30억원으로 81.7% 줄어들었다. 이번엔 여성복 브랜드 등 일부 사업만 따로 떼어내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 中공세 직격탄…그룹 대대적 체질 개선 나서
소재부문, 자회사에 흡수합병…천연잔디 사업도 매각 추진중

코오롱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행보를 단순한 자산 매각으로 보기는 힘들다. 그룹 오너 2세인 이규호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주도하는 사업 재편의 일환이어서다.

이번 사업 재편의 직접적인 배경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실적 악화다. 코오롱인더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중국의 물량 공세로 인한 범용 소재 분야의 수익성 저하가 원인이다. 과거 미래 먹거리로 꼽히던 디스플레이 부문이 한계 사업으로 전락했다.

이 부회장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먹거리를 키울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미드(초강력 섬유) 생산라인 증설, 수소 공급망 구축 등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 부문 투자 등에 새로 마련한 재원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차원의 자체적인 구조 개편은 진행 중이다. 코오롱인더 소재 부문은 지난 4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전문 자회사 코오롱이앤피를 흡수합병했다. 소재 부문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이 회사는 자동차, 의료 등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폴리옥시메틸렌(POM), 컴파운드, 복합소재 등을 제조했다. 합병 직전이던 2025년 코오롱이앤피는 매출 4686억원, 영업이익 440억원 등을 냈다.

재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를 이 부회장의 승계 안착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인 코오롱 지분을 단 1%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지분 상속이나 증여가 본격화하지 않은 만큼 경영 능력 입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대인 이웅열 명예회장은 2018년 회장직을 내려놓으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부회장은 2023년 부회장 승진 당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이끌며 신규 브랜드 론칭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룹 경영 전면에 선 이후부터는 실적 하락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이번 매각의 궁극적 목표는 기업가치 제고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수익 구조가 개선되면 시장의 재평가를 유도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인더 외에도 계열사 전반에 걸쳐 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글로텍의 천연잔디 사업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인더 측은 “특정 사업부의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남준우/안대규/신정은 기자 njw08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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