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적자 15조였는데 "없어서 못 팔아"…삼성 '초강수'
반도체 속도전…삼성 신공장 착공 앞당긴다
AI發 메모리 수요 급증 대응
단일 공장으론 세계 최대 규모
삼성전자가 경기 평택 반도체사업장의 마지막 생산라인인 P5 팹2(P6)를 오는 7월 착공한다. 애초 내년 초로 예정한 착공 시점을 6개월가량 앞당겼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과 내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대비해 생산능력을 선제 확충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P5 팹2를 착공하기로 확정하고, 부지 정지 작업 등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능력 확대에 사활을 건 것은 HBM을 필두로 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현재 수요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수년간 이어질 AI 반도체 호황기에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P5 팹2는 가로 662m, 세로 194m 규모로 지어진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연간 20만~30만 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반도체 공장으로는 전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삼성, 메모리 증설 총력…슈퍼사이클 이어간다
SK하이닉스도 청주 신공장 속도…용인 1기팹은 6세대 D램 양산
불과 1년 전만 해도 298만㎡ 규모인 삼성전자 경기 평택 사업장의 시계는 멈춰 있었다. 사상 초유의 메모리 한파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2023년 15조원 적자를 내자 기존 P5 팹1 공사는 착공 8개월여 만에 전면 중단됐다. 축구장 16개 넓이의 거대한 부지는 골조 대신 찬바람만 감도는 공터로 변했다. ‘반도체의 겨울’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적막했던 평택 사업장은 최근 인공지능(AI)발 훈풍으로 단박에 달궈졌다. 올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을 기록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린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난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수요 증대에 발맞춰 전방위적 설비 투자에 나섰다.
◇P5 팹1·2 동시 증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평택 사업장 마지막 생산 라인인 P5 팹2 건설에 들어간다. 내년 초로 예정된 일정을 6개월가량 앞당겼다. 이번 공사는 지난해 말 재개된 P5 팹1과 함께 추진된다. 두 라인에 투입되는 총투자비는 120조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속도전에 나선 것은 AI 인프라 확대로 인한 폭발적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며 메모리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구형인 PC용 DDR4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4월 1.65달러에서 올해 4월 16달러로 1년 새 10배 가까이로 폭등했다.
2029년 가동될 P5 팹2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멀티팹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주력인 HBM을 포함해 차세대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첨단 공정 파운드리 라인까지 모두 갖춘다. P5 팹1·2 생산 능력을 합치면 월 60만 장(12인치 웨이퍼 기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현재 D램 전체 생산량(월 65만 개)과 맞먹는 압도적 규모다.
파운드리 시장의 지각 변동도 삼성전자의 속도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대만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엔비디아, 테슬라, 퀄컴 등 빅테크가 공급망 다변화와 리스크 분산을 위해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이들을 수용할 생산 거점 확보가 향후 점유율 싸움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에서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설 경쟁 ‘한창’
경쟁사들의 추격도 매섭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신규 공장 M15X에 연내 월 7만 개 규모의 D램 생산 장비를 채워 넣기로 했다. 용인 클러스터 1기 팹 클린룸을 여는 시점 역시 내년 5월에서 2월로 3개월 앞당겼다. 이곳은 7세대 HBM(HBM4E) 기반이 될 6세대(1c) D램의 핵심 생산 기지가 될 예정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미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년 대비 상당한 수준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가세했다. 마이크론은 미국 뉴욕과 아이오와에 HBM을 포함한 첨단 메모리 팹을 건설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 공장 증설까지 포함하면 마이크론의 생산 능력 또한 2~3년 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증설 경쟁이 단순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치킨게임이었다면 지금은 누가 더 빨리 인프라를 완공해 AI 칩 공급 능력을 증명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김채연/원종환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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