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식 전략 꺼낸 네이버, 쿠팡 아성 흔들 수 있을까
쿠팡과 점유율 차이 근소···멤버십 포인트가 무기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탈팡 행렬이 이어지며 쿠팡이 역대 최대 적자를 낸 가운데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내세워 커머스 부문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네이버는 과거 신세계그룹·CJ그룹과 반쿠팡 연대를 맺었고 컬리와 협업해 네이버의 약점을 보강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가 배송 역량을 강화하고 상품 구색을 다양화하며 커머스 영역을 키우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대규모 정보 유출로 실적이 뒷걸음치는 사이 네이버가 이커머스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실적 주춤해진 쿠팡, 틈새 공략하는 네이버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성장세는 올해 1분기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네이버에 따르면 광고·커머스 부문이 포함된 네이버 플랫폼의 올 1분기 매출이 1조8398억언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었다. 플랫폼 매출 중에서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와 멤버십, N배송 등 커머스 생태계가 포함된 서비스 부문의 성장률은 35.6%에 달한다.
반면 쿠팡은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 오른 12조459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35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 영향으로 활성 고객 수가 감소했고, 매출 성장세도 한 자릿수로 둔화했다.
남효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커머스 경쟁사 고객 이탈에 따른 반사 수혜를 받으며 네이버는 멤버십 유저 확대, 쇼핑 거래액 확대 효과가 지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컬리와의 협업도 강화했다. 네이버는 330억원을 출자해 컬리 지분율을 기존 5.1%에서 6.2%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컬리와 손잡고 선보인 컬리앤마트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의 신선식품 배송 수요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보고, 컬리와 동맹을 굳혀 커머스 부문을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네이버의 커머스 확대 전략은 쿠팡과 닮은 구석이 상당하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을 통해 로켓배송(당일·익일배송)으로 소비자 접점을 키웠다. 이후 쿠팡은 로켓프레시(신선식품)을 비롯해 패션, 뷰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네이버도 쿠팡과 비슷하게 네이버 멤버십에 포인트를 쌓게 하면서도 컬리와 협업하고 패션, 뷰티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며 소비자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핵심 상품의 N배송 전환 지원과 물류 직계약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오는 하반기에는 멤버십과 연계된 무제한 무료 배송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커머스 강화 나선 네이버, 쿠팡 뛰어넘을까
네이버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커머스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1위인 쿠팡과 점유율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4년 말 이커머스 거래액 기준 점유율은 쿠팡이 22.7%로 네이버(20.7%)를 소폭 앞선 바 있다. 지금처럼 쿠팡의 매출이 둔화되고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 유통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아직 쿠팡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쿠팡은 사업 초기부터 계획된 적자 기조 아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갖춰왔고 네이버는 별도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와 접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은 지난 1월이 최저점이었고, 이후 매달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되며 2~3월에는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전년 대비 성장률은 근본적인 회복세를 온전히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사업의 근본적인 이익 성장 잠재력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았다"면서 "4월 말 기준으로 와우 멤버십 탈퇴 회원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338만4346명으로, 국내 종합몰 앱 사용자 수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MAU는 838만5113명으로 전달 대비 5.5% 증가했다. 네이버는 2위인 테무(841만9232명)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격차는 약 3만4000명 수준까지 좁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테무를 넘어 MAU 기준 국내 이커머스 2위 자리에 오를지 관심을 두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후 일부 소비자 이탈 수요가 어느정도 네이버로 옮겨갔고, 네이버가 무료배송까지 강화하면 쿠팡과 유사한 형태의 커머스 전략을 취할 수 있게 된다"면서 "쿠팡 성장세가 둔화한 사이 네이버가 틈새를 빠르게 파고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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