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편하게 살자"…달라진 1인 가구 소비 공식
2020~2024년 사이 19.7% 증가
에어프라이어·건조기·로봇청소기 등
가사 부담 줄여주는 자동화 가전 ‘인기’
"소비 시장, 1인 가구 중심 재편될 것"

청년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소비 방식과 생활 패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혼자 사는 형태'를 넘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하면서 소비 기준과 플랫폼 선택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실제 광주지역에서도 1인 가구 증가세는 뚜렷하다.
7일 광주광역시가 최근 발표한 '1인 가구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광주지역 1인 가구는 19만3천948명에서 23만2천210명으로 19.7%(3만8천262명)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광주 전체 인구는 145만62명에서 140만8천422명으로 2.9%(4만1천640명)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북구 임동이 재개발 영향으로 전체 인구와 1인 가구가 모두 증가했고, 광산구 하남동은 1인 가구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4년 기준 1인 가구 수는 북구 용봉동이 가장 많았고, 비율은 동구 서남동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여건을 보면 광주지역 1인 가구의 63.8%는 연소득 2천만~4천만원 구간에 집중돼 있었다. 대출이 없는 가구는 63.4%였으며, 대출이나 카드 연체 비율은 1.1%로 비교적 낮았다. 연체자 가운데 33.0%는 300만원 이하 소액 연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패턴에서는 월평균 카드 지출액이 약 95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소비 비중은 온라인 소매(26.6%)가 가장 높았고, 종합 소매(12.2%), 음식점업(11.0%) 등이 뒤를 이었다.
생활 방식 변화도 감지됐다. 응답자의 86.8%는 월 31명 이상과 통화하는 등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평일 기준 하루 4시간 이상 IPTV를 시청하는 비율도 30.8%에 달했다. 특히 소득이 낮거나 고령일수록 IPTV 시청 시간은 길어지고 외출 빈도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전국적인 청년 1인가구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표한 '2026 청년 1인가구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청년 1인가구의 독립 만족도는 평균 81.5%로 나타났다. 특히 독립 기간이 길수록 만족도가 높아져 1년 미만은 69.6%, 1~4년은 79.9%, 5~9년은 85.6%, 10년 이상은 91.1%를 기록했다.
혼자 사는 삶에 대한 인식도 변화했다. 독립 초기에는 '외로움 존재'와 '책임감 증가'가 주요 키워드였지만, 장기 거주자일수록 '편안함', '독립성 강화', '혼자 해결' 등이 상위에 올랐다. 혼자 사는 삶이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한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지출 구조 역시 달라졌다. 전체 응답자의 주요 지출 항목은 주거비용(66.5%), 식품·식료품 구매비용(55.5%), 외식비(50.2%) 순이었다. 독립 초기에는 생활필수품 구매 비용과 의료·건강관리 비용 비중이 높았지만, 거주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조사비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가전 소비에서는 '가사 노동 자동화' 흐름이 뚜렷했다. 독립 후 구매한 생활가전 가운데 드라이기·고데기(61.8%), 선풍기·서큘레이터(56.5%), 청소기(51.0%) 순으로 구매율이 높았다. 주방가전은 전자레인지(57.5%), 에어프라이어(47.8%), 전기밥솥(42.5%)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특히 선풍기·서큘레이터와 세탁기, 가습기 등은 독립 기간이 길수록 구매율이 높아졌다.
삶의 질을 높여준 아이템으로는 에어프라이어·건조기·로봇청소기 등이 꼽혔다. 응답자들은 반복적인 집안일 부담을 줄여주는 자동화 가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청년 1인가구 증가가 소비 시장 전반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청년 1인가구는 이제 단순한 주거 형태가 아니라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가전·인테리어·생활서비스 시장 모두 혼자 사는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