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반도체 공급난-上] CPU·메모리·그래픽카드 공급 부족···PC·콘솔 가격 '줄인상'
PS5 이어 스위치2까지 가격 인상 압박···게임기 원가 부담 확대
판매점·소비자도 부담 커져···PC 구매 관망세 확산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반도체 공급 구조가 인공지능(AI) 서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게임업계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 주요 게이밍 부품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콘솔과 PC 게임 시장에서는 하드웨어 구매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본지는 2회에 걸쳐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게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업계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게이밍 PC와 콘솔 시장 전반에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와 CPU, 그래픽카드 생산이 AI 데이터센터용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비자용 부품 공급 부족 현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에이전트 AI 시대 CPU 수요 증가···게이밍 부품 가격 상승
최근 AI 시장이 학습 중심에서 에이전틱 AI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서버용 CPU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 AI 서버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8개당 CPU 1개 수준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추론 작업 증가로 GPU 8개당 CPU 2개 이상이 탑재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GPU와 CPU 비중이 1대1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 게이밍 PC 시장에서는 주요 부품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일본 현지 판매가 기준 AMD CPU 라이젠7 9700X 가격은 지난 4월 5만9800엔으로 기존 대비 약 57.4% 상승했다. 국내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AMD 라이젠7-6세대 9800X3D 멀티팩 제품 최저가는 지난 4월 14일 42만7130원에서 최근 53만8560원까지 상승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다나와 기준 G.SKILL DDR5-6000 256GB 제품 가격은 5월 7일 기준 약 960만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3월 약 130만원 수준과 비교하면 1년 새 7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일반용 삼성전자 DDR5-5600 32GB 메모리 역시 6개월 전 약 40만원 수준에서 최근 69만원까지 상승했다.
그래픽카드 가격 역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AI 가속기 수요가 확대되면서 엔비디아 고성능 GPU 공급이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이동했고, 게이밍용 그래픽카드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단 분석이다.
◇PS5 이어 스위치2까지···콘솔 가격 인상 압박
콘솔 게임기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소니는 최근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5(PS5) 가격을 인상했다. 국내 기준 일반형 모델은 기존 74만8000원에서 94만8000원으로 약 27% 상승했고, 디지털 에디션은 59만8000원에서 85만8000원으로 약 43% 올랐다. 프로 모델 역시 111만8000원에서 129만8000원으로 인상됐다.

닌텐도 역시 차세대 콘솔 '스위치2'를 둘러싼 가격 인상 압박에 직면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 기준 450달러 수준인 스위치2 가격을 최소 50달러 이상 인상해야 한단 투자자 요구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닌텐도가 기존처럼 하드웨어 손실을 감수한 판매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닌텐도가 기존처럼 하드웨어 손실을 감수한 판매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닌텐도는 최근 '마리오 카트 월드'를 포함한 번들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는 사실상 우회적 가격 인상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콘솔뿐 아니라 PC 기반 게임 하드웨어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운영사 밸브는 최근 신규 하드웨어 출시 일정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밸브는 스팀 머신과 신규 VR 기기 등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메모리와 스토리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출시 일정과 가격 정책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팀 머신 출시 일정 자체가 추가로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칩플레이션' 영향에 개인용 컴퓨터 구매도 고민
IT 기기·부품 전반의 가격 인상으로 인한 '칩플레이션'으로 국내 PC 시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판매점에서는 전반적인 구매 둔화되고, 가게를 폐업하는 경우도 생기는 분위기란 설명이다. 주요 부품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
한 PC 부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CPU와 그래픽카드, 메모리 가격이 동시에 오르다 보니 게이밍 PC 전체 견적 부담이 크게 커졌다"며 "고사양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있지만, 가격 부담 때문에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서버 중심 반도체 공급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게임 하드웨어 시장의 가격 부담 역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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