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의 개헌 시도 무산…국민의힘 불참에 '투표 불성립'

이승원기자 2026. 5. 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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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마·5·18 헌법 전문 수록·계엄 통제 강화 담겨
국민의힘 “졸속 개헌” 반발…본회의 표결 집단 불참
본회의장 곳곳 고성 충돌…민주당 “불법 계엄 옹호” 비판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 참여를 호소한 뒤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헌법개정안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해 이날 본회의에 입장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요건 강화 등을 담은 헌법 개정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개헌안 표결에 나섰으나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하신 의원 수가 178명으로 의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며 "따라서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재적 의원 286명의 3분의 2인 19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범여권과 야권 의원만으로는 정족수를 채울 수 없어 국민의힘 의원 최소 12명의 찬성표가 필요했지만, 국민의힘은 '졸속 개헌'이라며 불참했다.

우 의장은 표결에 앞서 "1987년 이후 39년 동안 멈춰 있던 헌법 개정의 문을 여는 역사적 출발점"이라며 "12·3 비상계엄을 겪으며 헌법의 빈틈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투표가 끝난 뒤에도 약 30분간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여를 기다렸지만, 끝내 본회의장 한쪽 의석은 비어 있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 불참을 두고 "한쪽 구석이 텅 비어 있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투표에 아예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국민이 볼 때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본회의장에서 거친 공방도 벌였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위헌·위법 계엄은 꿈조차 꾸지 못하도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헌법으로 민주주의의 제도적 방벽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국민의힘을 향해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반대토론에서 "개헌은 전략적 선거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며 선거가 없는 시기에 차분하게 추진돼야 한다"며 "졸속 누더기 개헌 폭주는 국민과 함께 결사 저지할 것"이라고 맞섰다.

유 의원 발언 중 민주당 의원석과 방청석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은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 맞은편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세력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자신들 입맛에 맞는 헌법 개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22대 국회 후반기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번 개헌안은 우 의장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이 공동 추진했다. 개헌안에는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국회의 계엄 통제권 강화, 국가균형발전 의무 명시, 헌법 제명 한글화 등이 담겼다.

민주당은 8일에도 본회의를 열어 개헌안 처리를 다시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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