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내내 숨 막히는 압박…‘태풍의 눈’ 된 강원FC
에너제틱한 축구·체계화된 압박 효과 빛 봐
낮은 골 결정력·후반기 체력 저하는 변수


5일 어린이날 시리즈를 끝으로 전체 일정의 3분의1을 소화한 2026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가장 뜨거운 팀은 단연 강원FC다. 90분 내내 상대를 몰아붙이는 ‘질식 축구’를 앞세워 경기 내용과 성적을 동시에 챙기고 있다. 강원은 시즌 초반 좋은 기세를 이어 구단 사상 최고 성적(2위)을 썼던 2024시즌의 ‘동화’를 재현하려 하고 있다.
7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정경호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이날까지 K리그1에서 12경기를 치르며 4승 5무 3패를 기록해 4위(승점 17)에 올라 있다. 최근 6경기에서는 선두 서울전(1대2 패)을 제외하면 3승 2무를 기록했다. 불과 3년 전에 시즌 초부터 강등을 걱정해야 했던 때를 생각하면 놀라운 초반 성적이다.
전문가들은 강원이 올 시즌 초반에 과거에 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정경호 감독의 압박 축구가 제대로 발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정 감독은 올 시즌 선수들에게 강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가장 강조하고 있다. 경기 초반부터 최전방에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밀어붙여 실점 위기를 차단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기회를 골로 만들어 승리를 일궈내는 방식이 정 감독이 주문하고 있는 압박 축구의 핵심이다.

정 감독은 “선수들도 수비하는 걸 재미있어 한다. 이전에는 수비하라고 하면 불편하고 힘들어 했는데, 지금은 압박하고 뺏어내고 재차 공격하는 수비 방식에 즐거워하고 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도파민이 터지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달 2일 인천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강원의 ‘질식 축구’의 진면목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강원은 전반부터 인천을 강하게 압박했다. 치열한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들의 투지가 돋보였다. 강원의 압박에 인천은 하프라인을 넘는 것조차 버거워했고 결국 유효슈팅을 단 1개도 뽑아내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결국 강원은 전반 44분 터진 김대원의 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강원의 압박 축구는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강원은 전방 압박의 강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PPDA가 12개 구단 중 가장 낮은 6.44를 기록했다. PPDA는 상대방 골 라인으로부터 60% 지역 이내에서의 수비 시도 행위 당 상대방 패스 시도 횟수다. 강원의 강한 압박에 상대팀이 공격을 위한 패스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차단 당했다는 이야기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현재 강원은 강팀들과 붙어도 상대를 당혹스럽게 하는 팀”이라며 “다만 좋은 경기 내용을 만들더라도 막상 득점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경기가 있어 골 결정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활동량에 기반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정이 빡빡하고 체력이 저하되는 시기를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변수”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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