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도로공사 퇴직자 단체 ‘도성회’, 휴게소 수익 ‘셀프 배당’ 후 탈세”

한국도로공사(도공)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가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수익을 회원들에게 분배하면서 연간 4억원가량을 탈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게소·주유소 운영권 입찰 과정에서 특혜를 준 정황도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7일 도공과 도성회를 대상으로 지난 1월부터 실시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비영리법인인 도성회가 도공 퇴직자들의 이익집단 역할에만 전념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도성회는 1984년 설립된 도공 퇴직자 단체로 2024년 말 기준 퇴직자 2800여명이 회원이다. 서울 만남의광장 등 휴게소를 운영 중이다.
국토부 감사 결과, 도성회는 자회사 H&DE를 설립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을 수주하고, 그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받아 회원들에게 경조금으로 지급했다. 2016~2025년까지 받은 배당금은 한 해 평균 8억8700만원이며, 이중 약 4억원 정도를 생일축하금, 축·조의금, 기념품 등 명목으로 사용했다.
H&DE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이 모두 도성회 회원들로, 수익금을 도성회로 ‘셀프 배당’했다는 게 국토부의 결론이다. 또, 이렇게 분배한 수익을 법인세 등 과세 대상 소득에 포함해 신고하지 않으면서 매년 약 4억원을 탈루한 것으로 봤다.
국토부는 “이익 분배가 엄격하게 금지되는 비영리법인 제도의 근본 취지에 반한다”며 “자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휴게소 운영이란 영리사업에 치중한 것”이라고 밝혔다.

도공이 휴게소 운영권 계약 과정에서 도성회에 특혜를 준 정황도 포착됐다.
도공은 지난해 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 방향 선산휴게소 등 노후 휴게소 4곳을 민간 투자로 리모델링하는 대신 15년간 운영권을 주는 시범사업을 벌였는데, 운영 효율을 위해 휴게소·주유소 운영사 단일화를 추진했다.
당시 이미 선산휴게소의 주유소는 H&DE의 자회사 더웨이유통이 운영 중이었고, 휴게소·주유소 단일 운영권 입찰 결과 H&DE가 낙찰된 상황이었다.
문제는 도공이 더웨이유통에 선산휴게소 주유소를 대체할 다른 주유소 운영권을 주기로 협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한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은 입찰 시 단 한 곳만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도공 내부 방침에 따르면, ‘도성회-H&DE-더웨이유통’으로 이어지는 계열사 체제이므로 더웨이유통에 보상할 필요가 없었다.
국토부는 도공이 H&DE와 더웨이유통을 별개 회사로 보고 근거 없는 보상을 하는 식으로 도성회에 특혜를 줬다고 봤다.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 진행 상황, 입찰 일정·가격 정보 등이 사전에 도성회 쪽으로 유출된 정황도 확인됐다.
또 도공이 2015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6년6개월 동안 영동고속도로 서창 방향 문막휴게소 편의점 등을 입찰 없이 운영하게 한 사실도 밝혀졌다.
국토부는 도성회가 휴게소 운영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으로 요구하는 한편 탈세, 휴게소 운영권 관련 비위 의혹에 대해선 세무조사·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감사 결과는 도공과 그 퇴직자, 휴게소 운영사 간에 수 십년간 고착화된 카르텔을 일소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휴게시설 운영구조 개혁 작업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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