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회의, 필리핀서 개막
'아웅산 수치 가택연금' 계기로 미얀마 관련 움직임도 주목

7일 아세안 11개 회원국의 정상과 대표들은 필리핀 중부 세부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이틀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올해 아세안 순회 의장국인 필리핀은 한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라 정상회의 연기를 검토했다가, 결국 회의 규모와 기간을 최소한도로 축소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우선 최근 이란 전쟁과 관련해 △에너지 안보 강화 △식량 공급 안정화 △중동 등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아세안 회원국 국민의 안전 보장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회원국들은 중동 사태에 대한 아세안 차원의 통일된 대응책과 이번처럼 세계 각지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더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공동 성명을 채택할 방침이다.
선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해양 안전 문제를 다루는 '아세안 해경포럼' 설립 등 해양 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선언문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각국 간 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남중국해 행동강령을 마련하기 위해 아세안과 중국이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테레사 라사로 필리핀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과 중국 간 남중국해 행동강령 협상에 진전이 있다"면서 "양측 모두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외교부의 도미닉 제이비어 임피리얼 아세안 담당 차관보도 전날 행동강령 협상의 진전에 대해 "필리핀이 매우 고무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지난달 말 군사정권 수장 출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이끄는 미얀마 정권이 5년여 기간 동안 수감 생활을 해온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전격적으로 가택연금으로 전환한 이후, 미얀마 내전 문제 역시 이번 회의에서 주목 받고 있다.
아세안은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사정권에 △폭력 즉각 중단 △모든 당사자 간 대화 개시 △인도적 지원 제공 등 5개 항목을 요구했지만 미얀마가 이에 응하지 않자 아세안 정상회의나 외교장관 회의 등에서 군사정권 측 고위직의 참가를 배제하고 차관과 같은 비정치적·하위급 관료의 참석만 허용해왔다. 하지만 수치 고문의 가택연금 전환을 계기로 태국이 미얀마 외교부 장관을 이번 회의에 초청하는 등 미얀마 정권과 아세안 간 소통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회의에서 미얀마 상황 관련 움직임에도 시선이 쏠린다. 미얀마는 이번에 외교부 상임차관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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