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공범 회유 녹취’ 공개… 수사 대비해 증거 인멸 교사

전혁수 2026. 5. 7. 14:4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자금 부정수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사건의 공범 혐의를 받는 사업가를 불러내 회유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윤 의원은 해당 사업가에게 범죄 혐의의 정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말을 맞추자고 제안하는 한편, 증거 인멸을 지시하고 변호사 소개 및 선임비 제공을 약속하기도 했다.  

윤상현, 뉴스타파 보도 후 공범 불러내 회유…"텔레그램방 폭파" 지시 

지난해 9월 24일 뉴스타파는 윤 의원이 2023년 1월부터 2024년 8월경까지 약 1년 반 동안 인천의 홍보업체 A사로부터 각종 홍보 콘텐츠를 공짜로 제공받았다고 보도했다. 정치자금 부정수수 혐의는 벌금 100만 원만 선고받아도 의원직을 잃게 되는 중대한 정치 범죄다. (관련 기사 : 윤상현,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최소 6천만 원어치 홍보 콘텐츠 수수 / https://newstapa.org/article/rczUQ)

뉴스타파 보도 닷새 뒤인 지난해 9월 29일, 윤 의원은 자신에게 공짜 홍보 콘텐츠를 제공한 A사 대표 B씨를 경기도 고양시 향동의 산자락으로 불러냈다. 뉴스타파는 이 자리에서 윤 의원과 B씨가 나눈 대화 녹음파일을 입수했다.

지난해 9월 29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짜 홍보 콘텐츠를 제공한 홍보업체 A싸 대표 B씨를 만난 경기도 고양시 향동의 산자락.

녹음파일에 따르면, 윤 의원은 자신이 A사로부터 제공 받은 공짜 홍보 콘텐츠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니, 코털(선거 캠프 관계자)이 총괄인데, 그거를 비용 처리를 했으면 되는데, 다른 데는 홍보 업체 두세 개 씩 다 비용 처리를 했는데, 여기를 안 해준 거야. 그게 문제가 되는 거야.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2025. 9. 29.)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둘러싼 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던 윤 의원은, B씨에게 자신이 공짜로 제공받은 콘텐츠 양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말을 맞추자는 취지의 제안을 건넸다.

이게 어떻게 보면은, 제공한 게, 제공한 게, 이게 있잖아. 많으면 많아. (중략) 작년 선거 때는 OO(B씨)아, 저거지, 그거 네가 몇 개 편집, 우리 안 보좌관한테 보낸 것밖에 없고, 처음에 스타트할 때 어디 마포에 가서 찍고 그랬잖아, 그렇지? 그래서 TV(윤상현 유튜브) 만들고 그거거든. 이런 걸 들어가면 이제 이게 (홍보 콘텐츠)제공을 했더라도 회계가 항상 누락되잖아, 그러니까 (공짜로 제공한 콘텐츠가)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거야. 뭔 말인지 알아? 작으면 작을수록, 작으면 작을수록 그게 좋은 거야. 쌍벌이거든 쌍벌. 됐지?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2025. 9. 29.)

윤 의원은 B씨에게 "옛날에 쓰던 텔레그램 방을 다 폭파시키라"며 수사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지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김건희 특검의 수사를 받을 때 휴대전화를 압수 당했던 경험을 토대로 텔레그램은 수사기관도 복구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텔레그램 과거에 있던 거랑 다 폭파시키고, 그리고 이거는 (특검이) 내 거 압수수색했잖아. 하나도 안 나와.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2025. 9. 29.)

그러면서 B씨에게 앞으로는 텔레그램으로 연락하자고 제안했다. 수사기관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 뭐야, 텔레 통화하면은, OO아. 여기 딱 지우면 (수사기관이)모르거든? (중략) 텔레그램은 상관이 없어. 무슨 말인지 알아? 응? 텔레그램은 상관이 없고, 아니면 이관호(윤상현 의원의 측근·미추홀구의회 구의원) 전화기로 할게. 무슨 말인지 알아?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2025. 9. 29.)

윤상현, 공범에 변호사 소개 약속…수사 대응 공조 시도

윤 의원이 B씨에게 측근을 통해 변호사를 붙이려 한 사실도 확인됐다. B씨가 다른 변호사와 상의하겠다고 하자, 윤 의원은 자신이 소개한 변호사를 만나라고 거듭해 요구하기도 했다.

○ 윤상현 : 내 생각에는 관호(윤상현 의원의 측근·미추홀구의회 구의원), 관호를 통해서 변호사를 하나 소개할게. 그래야 이제 조율이 되니까, 이게 응?
(중략)
○ 윤상현 : (다른 사람과)얘기하지 말고, 내가 한 사람 통해서 (변호사를) 소개를 할게. 그 사람을 만나. 그래야 우리 변호사하고도 소통이 돼야 되니.
● B씨 : 그게 무슨 말이야. 변호사를 하나를 하자는 거야?
○ 윤상현 : 아니아니, 변호사 한 명을, 그러니까 변호사를 일단 내가 소개한 사람을 뭐 우리 쪽에서 뭐 코털(선거 캠프 관계자)이나 누가 붙이면 되니까, 한 사람 붙일 테니까, 그 사람하고 상의해서 어떻게 하는지를 알아봐.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2025. 9. 29.)

윤 의원은 B씨에게 변호사 비용도 자신이 대주겠다고 말했다.

우리 쪽에서 관호를 통해서 한 사람을 변호인을 댈 테니까, 그리고 우리 쪽에서 변호비 대든지 할 테니까, 응? 상의를 하라고, 오케이? 박 무슨 변호사를...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2025. 9. 29.)

윤 의원이 B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하려 한 이유는 뭘까. 윤 의원과 B씨의 대화 내용에 비춰보면, 윤 의원은 공수처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하고 B씨와 진술을 짜맞추는 등 공조를 통해 공수처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 윤상현 : (다른 사람과)얘기하지 말고, 내가 한 사람 통해서 (변호사를) 소개를 할게. 그 사람을 만나. 그래야 우리 변호사하고도 소통이 돼야 되니.
(중략)
● B씨 : 오빠 괜찮은 거지?
○ 윤상현 : 괜찮기 위해서 일단 우리 쪽에서 관호를 통해서 변호인 하나...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2025. 9. 29.)

피의자의 증거인멸 우려는 수사기관에서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하고,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대표적인 사유다.

뉴스타파는 윤 의원에게 B씨를 불러내 회유한 이유를 묻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지만, 윤 의원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취재 : 전혁수, 최혜정
촬영 : 김동진
C.G. : 정동우
편집 : 김은별
디자인 : 이도현
출판 : 임승은

뉴스타파 전혁수 jhs0925@newstapa.org

Copyright © 뉴스타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