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풀었더니 43만원 더 썼다”…소비쿠폰 효과 분석해보니

김용훈 2026. 5. 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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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연 실증분석 “순소비 진작 효과 0.433”…외국 연구보다 높은 수준
저소득·취약계층서 효과 더 커…“차등 지급 설계가 정책 효과 극대화”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이 7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 효과 실증분석 세미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지난해 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단순 현금 이전지출의 한계를 넘어 실제 소비를 끌어올리는 데 유의미한 효과를 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소비쿠폰 1원당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0.433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며, 경기 부양 정책으로서의 실효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은 7일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 효과 실증분석 세미나’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행정안전부 의뢰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됐다.

연구진은 신한·삼성·현대·KB국민·BC·하나카드 등 국내 6개 카드사의 가맹점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신용카드 결제액의 74.23%에 해당하는 규모다.

분석 결과 소비쿠폰 정책의 순소비 진작 효과는 0.433으로 나타났다. 소비쿠폰 100만원이 풀릴 경우 실제 추가 소비가 약 43만원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는 일반적인 이전지출 정책이 이론적으로 순효과가 ‘0’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것과 대비된다. 해외 실증연구에서 나타난 0.20~0.33 수준도 웃돌았다.

정부는 지난해 1·2차에 걸쳐 총 13조5200억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소상공인 순매출 증가 효과가 약 5조86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장 소장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정부가 직접 재화를 구매하는 정부소비지출이 아니라 국민에게 바우처 형태로 환급한 이전지출”이라며 “통상 이전지출은 재분배 효과는 있지만 순소비 확대 효과는 제한적인데, 이번 정책에서는 유의미한 소비 진작 효과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결과가 경기 부진 상황과 사용기한·사용처 제한, 취약계층 중심 차등 지급 등 정책 설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단순 현금 지급과 동일하게 해석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실제 소비 진작 효과는 저소득·취약계층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체 평균 소비 전환율은 34.7%였지만, 중위소득 미만 지역은 53.2%, 취약계층 비중이 높은 지역은 72.6%까지 높아졌다.

정책 효과는 지역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비수도권과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 증가 효과가 관측됐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 종합소매업, 무점포소매업, 음식료품·담배 소매업 등 생활밀착형 업종에 효과가 집중됐다. 전체 소비 증가 효과의 절반가량(49.6%)이 이들 업종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오토바이 수리, 병원 등 비용 부담으로 소비를 미뤄왔던 분야에서도 소비 증가가 나타났고, 교육·여가·문화 소비 역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소비쿠폰 정책에 투입된 재정이 세수 증가를 통해 다시 국고로 환수되기까지 약 25년 10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송경호 조세재정연구원 정부투자분석센터장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중에는 영구적으로 회수가 어려운 사업도 적지 않다”며 “손익분기점 도달이 가능하다는 점 자체가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민 인식 조사에서도 긍정 평가가 우세했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0%는 소비쿠폰 정책이 소비 회복과 소상공인 매출 확대, 단기 민생경제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지급 방식에 대해서는 ‘전 국민 동일 지급’ 응답이 37.7%로 가장 많았지만, ‘소득 상위 10% 제외’(31.8%)와 ‘소득별 차등 지급’(30.5%) 응답을 합치면 60%를 넘어 차등 지급 선호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난해 소비 활성화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두 차례 지급됐다. 1차에서는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45만원이 지급됐고, 2차에서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에게 10만원씩 추가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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