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전이 물가를 낮춘다”는 옛말…고개드는 AI發 ‘칩플레이션’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6. 5. 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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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이 생산성을 높여 제품 단가를 낮춘다는 경제학의 통념이 무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발 전력·반도체·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이 물가를 자극하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수요까지 폭증하면서 에너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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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발 칩플레이션 본격
美 정보처리장비 가격 8% 상승
시간당 임금상승률(3.5%) 역전
스티펠 “65년만에 처음보는 구조”
골드만 “AI가 인플레 상승 요인”
美연준 주요인사, 긴축기조 시사
韓도 고유가와 칩플레이션 나타나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월드 IT쇼’ 에서 관람객이 SK부스에 마련된 하이닉스 인공지능 메모리침을 살펴보고 있다. . 2025.04.24. [이승환기자]
기술혁신이 생산성을 높여 제품 단가를 낮춘다는 경제학의 통념이 무너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발 전력·반도체·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이 물가를 자극하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경제의 주축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완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칩플레이션’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스티펠은 이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스티펠은 “기술재 가격 상승률이 임금상승률을 웃돌기 시작했다”며 “이는 사실상 65년 만에 처음 나타나는 구조 변화”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에서 기술 발전이 물가를 낮추는 ‘기술 디플레이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연준(Fed)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정보처리장비 가격은 올해 1분기 연율 기준 8% 상승했다. 정보처리장비란 데스크톱 PC, 노트북, 서버, 스토리지 장비, 네트워크 장비 등을 가리킨다. 반면 미국 민간부문 평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3.5% 수준에 그쳤다.

4년만의 ‘칩플레이션’…3배된 D램값에 컴퓨터·폰 값 줄인상 예고. 서울 용산 전자랜드 2026.1.29.김재훈기자
과거에는 컴퓨터·스마트폰·전자제품 가격이 기술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AI 서버용 GPU(그래픽처리장치), HBM(고대역폭메모리), 변압기·냉각장비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술 제품 가격 자체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펠은 “기술재 인플레이션 체계에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붐이 메모리와 GPU 가격 급등을 유발하며 기술재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AI는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전력·반도체 투자 확대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이 전기요금을 밀어 올리고, AI 기능 추가 비용이 소프트웨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중동발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시장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수요까지 폭증하면서 에너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혁신이 오히려 물가를 상승시키면서, 당분간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 3.50~3.75%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최근 “현재 충격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기보다 인플레이션 충격에 가깝다”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위험이 인플레이션 쪽으로 기울었다며 금리 동결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급등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달러)>
한국 역시 이러한 영향권에 있다.국내에서도 GPU·고사양 노트북·전력장비 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중동전쟁발 LNG 가격 상승과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맞물리며 향후 전기료 인상 압력까지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제품 가격이 20% 넘게 뛰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가운데, 가정의 달 수요가 겹친 컴퓨터 가격도 19.4% 상승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는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 나타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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