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량이 펼치는 ‘지금의 골동’ 실험…“골동은 과거가 아니라 취향”
7월 5일까지 개관 101주년 첫 기획전
방각본 ‘조웅전’ 목판이 향합으로 바뀌고
제주 무신상 20개로 만든 ‘산책로’ 눈길


“여기서 주목할 것은 향합인데, 뚜껑이 한글로 되어 있습니다. 조선 후기 때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소설은 서점들이 목판으로 대량 찍어내는데 그걸 방각본이라고 하고, 그중 하나인 한글 소설 ‘조웅전’으로 만든 걸로 확인됩니다.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목판이 일본으로 흘러가서 동그랗게 자른 뒤 주칠(朱漆)해서 향합으로 만든 것이지요. 오늘날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목판이 적다 보니 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프닝에 맞춰 부산을 찾은 향운재는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차림이었는데 “최근 갓 인기가 높아지면서 갓값도 덩달아 뛰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갓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도 알려준다. “종종 인터넷 등에서 ‘신분이 낮은 이는 작은 갓을 쓰고, 신분이 높은 양반은 큰 갓을 썼다’라는 설명이 보이는데 이건 잘못된 것입니다. 양태(둥근 챙)의 너비나 대우(갓 위로 솟아 있는 몸통 부분)의 높낮이는 시대별 유행 또는 당시 나라가 정한 규정이 달랐기 때문이고, 오히려 갓끈에 사용된 보석의 종류나 길이에 따라 그 사람의 경제력이나 지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가구 상점 ‘고복희’는 제주도의 각 마을을 지키던 수호신으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조선 이후 석물인 무신(당신)을 소개한다. 20개의 무신상은 당집을 떠나 오초량에서 신들의 산책로를 만들었다. 1996년생 한약사 ‘고요’는 책가도 형식으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차와 향, 그리고 꽃을 주제로 하면서도, 보고 쓰는 고미술을 넘어 쓰고 마시는 경험으로 확장하는 큐레이션을 선보였다. 1995년생 ‘사로’는 토기를 모티브로 한 작업을 해 온 작가로서 자연스럽게 골동에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주로 모으는 것도 토기류이다. ‘오자’(도자 작업)와 ‘제비’(사진) 부부 작가가 운영하는 오자크래프트는 한국의 옛것에 영감을 얻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오자가 만든 도자기가 골동 속에 섞여 있으니 분간이 가지 않는다고 하자 그는 “이것도 골동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그때가 가장 기분 좋다”는 말을 들려준다.
오초량 최성우 대표는 “오래된 취향의 새로운 모습을 공유하는 ‘젊은 골동’팀의 감각과 백 년의 시간을 품은 오초량이라는 공간이 서로 닮은 듯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를 소환함으로써 현재를 다시 바라보는 ‘젊은 골동’의 시선과 함께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백 년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7월 5일까지(네이버 사전 예약). 입장료는 2만 8000원(전시 관람, 차바구니, 다식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