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약발 끝?…서울 아파트값, 강남구 빼고 전부 올라
서울 25개 구 중 24개 구 상승
15곳은 전주보다 상승 폭 키워
급매물 소진 후 매물도 감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사흘 앞두고 서울 대다수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진 강남구만 하락세를 지속했을 뿐, 나머지 자치구는 상승세를 기록했고 15곳이 상승 폭을 키웠다. 과세하기도 전에 약발이 다한 모양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매매가격지수)은 전주보다 0.15% 올랐다. 전주보다 0.01%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수도권은 인천이 하락세(-0.01%)를 보였지만 경기 상승폭이 0.06%에서 0.07%로 커져 전체적으로 0.08% 올랐다. 비수도권은 전반적으로 하락세(-0.01%)를 보였지만 공표 대상 시·군·구 181곳 중 상승 지역이 늘었고(92곳→98곳) 보합 지역은 줄었다(15곳→9곳).
정부로서는 강남권에 가격 상승세가 돌아온 점이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못 박은 1월 23일 후 강남권 집값이 떨어지고 거래량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앞서 4일에는 청와대가 부동산 동향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집값이 먼저 하락한 것은 주택 시장 역사상 이례적 현상"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자치구별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다주택자 급매물 소진 후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용산구마저 지난달 둘째 주 하락세로 돌아선 지 3주 만에 0.07% 올랐다. 강남구는 하락 폭(-0.02%→-0.04%)이 커졌지만 서초구(0.01%→0.04%), 송파구(0.13%→0.17%)는 오히려 상승 폭이 커졌다. 강서구(0.3%) 성북구(0.27%) 강북구(0.25%) 구로·동대문구(0.24%) 등 대출 규제 여파에 실수요자가 몰린 자치구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점도 불안 요소다. 강서·강북구는 상승률 오름폭도 0.09%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국토교통부는 청와대 기자간담회 직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1월 23일 5만6,219건에서 지난달 27일 7만2,359건으로 증가했다고 부연했지만 최근에는 매물도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매물은 6만9,554건으로 7만 건 밑으로 떨어졌다. 2월 7일 물량(6만141건)보다는 많지만 3, 4월 초 물량(7만6,000건대)보다는 8% 감소한 수준이다. 10일 전 물량(7만3,527건)보다는 5.5% 줄었다. 서울 모든 자치구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서울 집값이 오르고 거래가 경색되면 수도권 주거비 부담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비거주 1주택자와 기업 등 소유주가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주택의 출회를 유도할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서울 연접 지역은 이미 집값이 출렁인다. 경기 과천시는 3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한 하락세 행진을 끝내고 이번 주 보합(0%)으로 돌아섰다. 성남시 수정구, 중원구, 분당구도 상승 폭이 커졌다. 전셋값 상승률이 고공행진하는 만큼, 주거비 부담 급증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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