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다]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죄 없앤다?… ‘공소취소 특검’이 흔드는 사법공식

윤상호 2026. 5. 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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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민심 이탈 고려 지선 후 법안 추진하기로 방침
李대통령, 특검 임명… ‘자기 사건 심판 금지’ 위배
재판소원까지 만들었는데… ‘평등 원칙’ 위배 지적도
공소취소권도 얻어… 2심 이상 적용엔 의견 ‘분분’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일명 '조작기소 특검법(특검법)'을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과 법조계에선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특검'이라고 지적하며 비판을 지속하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영남권을 중심으로 국민적 반감을 고려해 법안을 처리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이 대두된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검법을 처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한병도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6일 특검법과 관련해 "처리와 시기, 내용 절차 등은 6·3 지방선거 이후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5월 내에 처리하기로 했지만 민심 이탈을 고려해 지선 이후 처리로 선회한 것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특검법안 저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7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또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상대 후보에게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고 있다. 이밖에 개혁신당, 정의당, 새미래민주당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논란이 된 이번 특검법의 정식 명칭은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지난달 30일 발의된 해당 법안은 천준호 당시 원내대표 직무대행이 대표 발의해 사실상 당론 발의에 가깝다. 민주당은 특검법을 올린 사유로 윤 정권 출범 이후 검찰권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조직적으로 남용되고 국민 기본권과 사법 정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법안 제안 사유에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관련 주요 사건에서 검찰의 무리한 공소사실 구성과 정치적 프레임을 전제로 한 기획 수사 등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명시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직접적으로 하면서 표적 수사를 지적한 것이다.

◇대통령 임명 특검이 대통령 사건을 담당한다

1차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은 특검 임명 조항이다. 이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본인이 연루된 사건을 맡게 된다.

이 경우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자기 사건의 심판 금지'에 위배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특검 임명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권력기관 견제 기구인 특검의 본래 취지가 퇴색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특검법 제3조를 살펴보면 대통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에게 특검 후보자 추천을 받는다. 특검 후보자 추천을 받은 대통령은 3일 이내에 이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임명하지 않을 경우 추천 후보자 중 연장자가 임명된 것으로 간주된다.

특검팀 규모는 파견검사 30명과 특별수사관 150명, 파견공무원 170명 등 최대 350여명이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20일 외에 기본 90일이고 30일씩 2회 자체 연장과 대통령 승인에 의한 1회 추가 연장이 가능해 최장 180일 수사가 가능하다.

문제는 특검의 수사대상이다. 국정조사 대상이었던 △대장동 사건 △위례 신도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금품 수수 △쌍방울 대북송금 △부동산 등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의도 허위 보도 의혹 사건 등 7개 사건이 수사 대상이다.

이에 더해 △성남FC 광고 및 후원 관련 제3자 뇌물 의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증인 김진성 위증교사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관련 배임, 부정한 금품수수, 부정행위 등 의혹 △대장동·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및 배임 의혹 사건 등을 추가했다.

이 대통령은 12개 사건 중 8개에 연루돼 있다. 이 대통령이 기소돼서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도 특검 관할 대상으로 포함됐다.

대장동 사건과 위례신도시 사건, 백현동 사건, 대장동·백현동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성남FC, 검사 사칭 관련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건 등이 그것이다. 특검법엔 기존 일반 형사절차에 없는 조항들을 포함했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되거나 조사된 사건 및 고발·고소 사건 등 광범위한 별건을 수사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넣었다.

또 수사에 협조할 경우 형량을 낮춰주는 '플리바게닝' 조항을 함께 넣었다.

특검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이 기존 검찰과 경찰 등 수사 기관 권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특검 임명 권한을 갖게 됐고 무리한 법조항을 넣고 있다는 비판이다.

또 특검법 자체가 헌법 11조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함께 나온다. 일반 국민은 법원 판단 불복 시 상급심에서 판단을 구해야 한다. 최근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되면서 헌법재판소를 통해 재판을 취소할 수 있는 방안도 생겼다. 그러나 이런 모든 법적 구제절차를 무시하고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특검 제도의 본래 취지는 권력자가 현재의 수사 기관 수사를 방해하는 걸 전제로 했을 때 제기된다"며 "지금 이 대통령이 있고 여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제도를 만든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특검법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그런 면에서 볼 때 이건 '특별한 사건에 대해 특별히 취급하겠다'고 볼 수 있고 헌법상 평등 원칙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 권한에 공소취소 적시… 2심 포함 여부 의견 '분분'

이번 특검법은 단순히 과거 수사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는데 그치지 않는다. 기존 특검이 '수사'와 '새로운 기소'에 집중했다면 이번 법안은 법원에서 진행 중인 재판을 특검이 직접 끝낼 수 있는 '공소취소' 권한이 중점이다.

특검법을 살펴보면 제6조에서 특검의 직무범위를 '수사와 공소제기, 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이라고 적시했다. 법조계에선 공소취소라는 단어가 확실히 쓰여 있지 않지만 '그 여부의 결정'이라는 대목에 주목한다. 특검이 사건을 검토한 뒤 '공소를 유지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뜻으로 이는 곧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8조를 통해 기존 검찰로부터 재판 기록과 공판 수행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설계하면서 특검은 재판의 '지우개'를 손에 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형사소송법 제255조를 살펴보면 '공소는 1심 판결의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사건 중 위증교사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은 2심에 계류됐고 김 전 부원장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특검이 이 사건들을 공소취소할 시 형사소송법 기준과 정면 위배된다.

민주당은 공소취소 조항이 다른 특검법에도 있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 특검법'은 특검 직무 범위와 권한에 '수사와 공소제기 여부 결정 및 공소유지(공소유지의 경우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여부도 포함된다)'로 규정했다. 공소취소라는 단어가 명백히 명시돼 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특검법 발의 뒤 '공소유지와 취소할 권한이 특검법에 반영됐냐'는 질의에 "독립된 특검이 조작기소 진상을 밝히면 (공소취소 여부는) 특검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순직 해병 특검법과 이번 특검법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번 특검법이 권력자인 이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주로 수사하는 만큼 이 법안엔 공소취소 같은 조항이 아예 들어가선 안 된다는 비판이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이날 디지털타임스에 "특검법을 보면 대법원에서 형량만 정하면 되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까지 공소 유지 여부를 특검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놨다"며 "또 검찰이 공소유지를 하는 걸 넘기도록 하는 것 자체도 권력 분립에 위배된다. 그 자체도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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