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공포 커지자…정유업계, 베네수엘라 원유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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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가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유 도입선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자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서아프리카·남미산 원유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과거 국내 정유사들은 설비 한계로 베네수엘라산 원유 도입을 중단했지만 최근 수년간 중질유 분해시설 고도화 투자를 확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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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HD현대오일뱅크, 베네수엘라산 원유 샘플 도입 검토
초중질유 정제 가능한 고도화 설비…공급망 다변화 관건
![HD현대 오일뱅크 대산 공장 전경 [출처=HD현대오일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552778-MxRVZOo/20260507135022186uozo.jpg)
국내 정유업계가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원유 도입선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커지자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서아프리카·남미산 원유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와 한국석유공사, SK에너지,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의 사업성 및 설비 적용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산 원유는 가격 경쟁력이 높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접 노출되는 구조인 만큼 공급망 안정성을 우선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된 이후 국제 원유 운송 보험료와 선박 운임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다. 이란이 해협 봉쇄 가능성을 언급할 때마다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반복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홍해 사태 등을 거치며 특정 지역 의존도가 공급망 리스크로 직결된다는 경험을 반복해서 겪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 정유 시설 [출처=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552778-MxRVZOo/20260507135023505apnm.png)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황 함량이 높고 점성이 강한 초중질유다. 운송 기간이 길고 불순물 제거 등 정제 난도가 높고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제 기준유 대비 가격 할인 폭이 커 경제성은 높은 편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시장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제재 완화 이후 미국·인도·유럽 등 주요 소비국을 중심으로 대체 공급선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실제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23만배럴로 전월보다 약 14% 증가해 2018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이 하루 44만5000배럴로 가장 많은 물량을 들여왔고 인도와 유럽도 주요 수입처로 집계됐다.
과거 국내 정유사들은 설비 한계로 베네수엘라산 원유 도입을 중단했지만 최근 수년간 중질유 분해시설 고도화 투자를 확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충남 대산공장에 열분해공정(DCU)을 보유하고 있다. 중질유와 폐플라스틱 등을 고온 열분해해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설비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출처=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552778-MxRVZOo/20260507135024839uqqv.jpg)
정부 역시 에너지 안보 대응 강화에 나선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비축유 추가 확보와 함께 원유·LNG 수입선 다변화 지원 방안을 확대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세제·물류 지원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베네수엘라산 원유 도입 검토가 단순한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을 넘어 공급망 안정성과 에너지 안보 강화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체 원유 수입 가운데 중동산 비중은 약 69%에 달했다.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이어질 경우 중동 정세 불안이 국내 에너지 가격과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공급가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원유의 공급 안정성에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질수록 원유 수입선 다변화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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