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미·중 회담 직전 일본행···‘엔저 방어 공조’ 주목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방문해 환율 등 경제안보 현안을 논의한다. 최근 미국이 일본의 엔화 방어 개입에 우호적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미·일 공조를 통해 대중 견제 기조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복수의 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베선트 장관이 오는 11~13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선트 장관은 12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등을 만나 환율과 경제안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일은 엔화 약세 대응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BOJ는 지난달 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0엔선을 돌파하며 급락하자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해 엔화를 사들이고 달러를 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약 5조엔(약 35억달러)이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5엔대까지 떨어졌다.
당시 미국 재무부는 “일본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며 일본의 시장 개입을 사실상 용인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사쓰키 재무상은 베선트 장관과 워싱턴에서 회담한 뒤 “최근 엔화의 일방적 약세에 대한 깊은 우려를 전달했고, 베선트 장관도 같은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미 재무부가 일본 정부의 요청 없이 자체적으로 ‘환율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미 재무부를 대신해 달러·엔 환율 동향을 확인한 이례적 조치였는데, 이 역시 베선트 장관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은 동맹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경제적 힘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방일은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베선트 장관은 오는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담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이 일본과의 경제·통화 협력을 강화해 대중 견제 전선을 다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은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이란과 원유 거래 의혹이 있는 중국 업체들에 제재를 가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역시 지난달 희토류 통제 규정을 강화하며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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