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로 번 돈 결국 부동산으로?… 지갑 안여는 한국인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 그친 ‘자산효과’
한은 “주식으로 번 돈, 결국 부동산으로”
![[한국은헹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dt/20260507120135952xenl.png)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는 주요 선진국 대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좁은 주식 투자 저변과 고소득층에 편중된 자산 분포가 주된 원인인 데다 낮고 변동성이 큰 주식 수익률 탓에 주가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 시장에서 얻은 이익이 소비로 이어지기보다는 부동산 매입에 집중되면서 내수 진작 효과를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국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산효과…“고소득층에만 집중된 탓?”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주가 1만원 상승 시 약 130원(자본이득의 1.3%)이 소비 재원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가 상승 시 자본이득의 3~4% 정도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유럽이나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주식 자산효과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가계의 협소한 주식 투자 저변을 꼽았다. 2024년 기준 한국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식자산 규모는 77%로, 미국(256%)이나 유럽 주요국(184%)을 크게 밑돌았다. 게다가 주식자산의 대부분이 소비의 주가 반응이 크지 않은 고소득 및 고자산층에 집중되어 있어 주가 상승의 체감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민수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선진국들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주식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는 가계의 주식 투자 저변이 협소해 주가 상승의 체감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 나면 바로 ‘부동산’으로…“영구적 소득 아닌 일시적 이득”
가계가 주식 자본이득을 영구적인 소득 증가로 인식하지 않는 점도 소비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2011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주식시장(KOSPI)의 월평균 기대수익률은 0.09%로 미국(0.53%)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반면, 예상치 못한 변동성은 오히려 10% 더 높았다.
이처럼 낮고 불안정한 수익률 구조 속에서 가계는 주식시장에서 얻은 이익을 부동산으로 돌리는 자산 배분 행태를 보였다. 실증 분석 결과, 무주택 가계의 경우 주식 자본이득의 70%가 부동산 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낮고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 시장의 특성이 주식 장기 보유 대신 차익 실현 후 부동산 매입이라는 유인을 제공한 것이다.
김 차장은 “우리 주식시장의 경우 수익률은 낮고 변동성은 높아 가계가 자본이득을 영구적 소득이라기보다는 되돌려질 수 있는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소비 증가 효과를 약화시켰다”며 “과거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낮고 수익률이 높아 소비에 따른 기회비용이 컸던 점도 주식 실현 이익이 부동산으로 흘러간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AI 호조로 분위기 반전 조짐…“부동산 쏠림 막고 안정적 환경 조성해야”
다만 최근 들어서는 주식 자산효과를 제약하던 여건들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주가가 빠르게 뛰면서 지난해 가계의 주식 자본이득은 과거 평균의 22배에 달하는 429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청년층과 중·저소득층의 주식시장 유입이 늘어나면서 향후 경제 전반의 자산효과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서도 20~30대와 중·저소득층의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변화가 긍정적이지만 급격한 주가 조정 시 발생할 수 있는 ‘역(逆)자산효과’의 위험성도 경계했다. 최근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자산가격이 하락할 경우 채무 부담 확대가 경기 하방 압력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차장은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가계 전반의 자산 형성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주식 자본이득의 부동산 쏠림을 막고, 우리 기업들의 경제적 성과가 가계의 자산 축적과 소비 여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식 장기 보유 유인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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