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레이저 없이 LED로 물질 광학특성 3차원 정밀측정

이병구 기자 2026. 5. 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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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대형 레이저 장비 없이 책상 위 광학현미경 수준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만으로 물질이 다양한 방향에서 오는 빛에 반응하는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KAIST는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팀이 홍승모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전석우 고려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LED 조명만으로 물질 내부의 광학적 성질을 3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는 '비간섭 유전체 텐서 단층촬영(iDTT)'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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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다이오드(LED) 조명만으로 물질 내부의 광학적 성질을 3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는 '비간섭 유전체 텐서 단층촬영(iDTT)' 기술을 설명하는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대형 레이저 장비 없이 책상 위 광학현미경 수준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만으로 물질이 다양한 방향에서 오는 빛에 반응하는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재료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약 등 산업 전반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팀이 홍승모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전석우 고려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LED 조명만으로 물질 내부의 광학적 성질을 3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는 '비간섭 유전체 텐서 단층촬영(iDTT)'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공개됐다.

물질의 '광학 이방성'은 결정 격자, 고분자 사슬, 생체 섬유 등 내부 구조를 반영하는 중요한 물리적 특성이다. 빛이 통과할 때 방향에 따라 굴절률이 달라지는 물질의 고유 성질이다. 물질 내부 구조와 분자 배열을 알려주는 '광학 지문'이라고 불린다. 기존에는 광학 이방성을 측정하기 위해 방사광가속기 등 대형 시설을 이용한 X선 회절 분석이 필요하다.

박 교수팀은 선행 연구에서 광학 지문을 3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는 '유전체 텐서 단층촬영(DTT)' 기법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광학 이방성의 유형 중 더 일반적이고 복잡한 세 방향축의 특성이 모두 다른 이축 이방성까지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유전체 텐서는 물질이 빛에 반응하는 특성을 모든 방향에 대해 하나의 행렬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DTT는 정밀한 레이저 광원이 필요하다. 레이저 광원의 근본적인 한계로 영상 해상도가 떨어지고 외부 진동 영향을 크게 받는 문제가 있다. 생체 조직 등 대면적 시료로 확장하는 데도 기술적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레이저 대신 병원에서 주로 사용하는 LED 조명으로 측정 안정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높였다. LED 빛이 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는 편광과 입사 각도를 정교하게 제어해 48가지 측정을 수행하고 유전체 텐서를 복원하는 원리다. iDTT는 DTT에서 잘 보이지 않던 미세 구조까지 고해상도로 선명하게 복원했다.

iDTT는 재료과학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약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iDTT로 액정 입자 내 분자 배열을 3차원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방사선 치료 이후 대장 조직에 생긴 섬유화 현상도 별도 염색 없이 정밀 관찰했다. 석영이나 염화칼슘처럼 서로 다른 결정 물질이 섞인 경우에도 화학 분석 없이 광학 이방성 차이만으로 각 물질을 구분하는 데도 성공했다.

박 교수는 "대형 시설이나 파괴적 분석에 의존하던 물질 이방성 측정을 소형 광학 현미경으로 대체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비파괴 정밀 분석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 성과를 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최적화가 필요하다"며 "분야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양산형 장비로 발전시키는 작업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66-026-01897-0

왼쪽부터 박용근 KAIST 교수, 홍승모 서울아산병원 교수, 전석우 고려대 교수, 이주헌 KAIST 석박통합과정생. KAIST 제공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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