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찰서 자진출석했는데 체포영장 집행, 위법”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6. 5. 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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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석 요구에 응해 약속시간에 자진 출석한 피의자를 체포한 경찰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판단을 내놓았다.

1, 2심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이 적법하다고 보고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체포영장의 청구에서 발부, 집행에 이르는 절차 전반에서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영장에 의한 체포의 사유와 그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기존 법리에 따르면 A씨를 체포할 근거가 뚜렷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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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 사유·필요성 확인돼야”
위법체포지만 유죄 판결은 확정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해 약속시간에 자진 출석한 피의자를 체포한 경찰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대법원이 판단을 내놓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성매매처벌법 위반(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의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다만 위법한 체포로 확보한 진술 외에 나머지 증거로도 A씨의 유죄가 입증된다며 원심이 선고한 징역 1년 6월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60만원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8월~2021년 1월 경기 의정부의 오피스텔 4개 호실을 빌려 다수의 여성 종업원을 고용한 뒤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 광고를 올려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았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022년 1월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의정부지검의 청구로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경찰은 A씨가 임차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한 뒤 A씨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A씨는 “지방에 있어 출석이 어렵다”, “변호인과 상담 후 출석하겠다”는 취지로 답하며 출석을 미루다 같은해 2월 19일 오후 자진출석하기로 했다.

정해진 시일에 A씨가 경기북부경찰청 앞에 도착하자 잠복하고 있던 경찰관 3명이 체포영장을 집행해 A씨를 체포했다. 1, 2심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이 적법하다고 보고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에 대한 유죄 판결은 유지하면서도, 경찰의 체포는 위법했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은 “체포영장의 청구에서 발부, 집행에 이르는 절차 전반에서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영장에 의한 체포의 사유와 그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기존 법리에 따르면 A씨를 체포할 근거가 뚜렷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수사기관 청구에 따라 체포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된 경우라 해도 그 집행을 담당하는 검사, 사법경찰관리는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영장에 의한 체포 사유와 그 필요성이 충족됐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A씨의 범행이 은밀하게 이뤄졌고, 동종 형사처벌 전력이 있던 점을 볼 때 체포영장 청구와 발부는 적법했지만, 집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A씨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언동을 보이지 않고 자진 출석했음에도 체포한 점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고 했다. 경찰이 체포 후 작성한 보고서에도 체포영장 집행 이유나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한 설명이 없던 점도 근거가 됐다.

다만 대법원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의 위법성이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원심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할 수 없게 한다거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유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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