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연출·현실밀착 공포…K-호러, 세계를 얼리다
‘살목지’ 韓 공포 영화 흥행 1위 눈앞
‘진화 좀비’ 연상호 감독 ‘군체’ 개봉
한국적 색채·생존형 공포로 연속 흥행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 [넷플릭스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ned/20260507112438539pqro.jpg)
대한민국이 살 떨리는 공포에 매료됐다. 아직 무더운 여름이 오지도 않았는데 여기도 공포, 저기도 공포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영어덜트(YA) 호러 시리즈 ‘기리고’가 깜짝 흥행에 성공했고, 극장가에서는 지난달 초 개봉한 ‘살목지’가 역대 한국 공포영화 1위의 자리를 향한 닻을 올렸다.
이처럼 심장을 바짝 조이는 공포가 흥행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이달 말에는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이자 ‘좀비 장인’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가 긴장감 넘치는 생존형 공포로 장르물 흥행의 흐름을 잇는다.
7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기리고’는 지난달 24일 공개 후 3일 만에 글로벌 톱(TOP)10 비영어 쇼 부문 4위에 오른 데 이어, 공개 2주 차에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4개국 국가에서 1위에 올랐고, 64개 국가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줄곧 시리즈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기리고’는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선보이는 첫 YA(영어덜트·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호러물이다. 소원을 이뤄주는 어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인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 받은 고등학생들이 그 저주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킹덤’과 ‘무빙’ 등 굵직한 작품에서 연출을 도왔던 박윤서 감독의 입봉작으로, 주요 캐릭터의 캐스팅이 전소영과 강미나, 백선호, 현우석, 이효제 등 모두 신인들로 꾸려져 ‘제2의 여고괴담’으로 일찍이 주목받았다.
‘기리고’는 신인 감독과 신인 연기자들이 만들어낸 신선함을 무기로 ‘K-호러’의 새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 속에 공개 이후 곧장 흥행 궤도에 올랐다.
호러와 판타지, 학원물과 액션물 등 재미와 긴장을 동시에 잡은 장르적 변주와 ‘저주’의 뒷이야기까지 충실히 다룬 서사의 완성도, 한국적 색채를 극대화한 오컬트 연출 등에 대한 호평이 높다.
![영화 ‘살목지’ [쇼박스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ned/20260507112438895pgxk.jpg)
극장가는 ‘살목지’가 ‘왕과 사는 남자’가 지펴 놓은 흥행 열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살목지’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이어진 황금연휴 동안 59만8000여명의 관객을 추가로 동원하며 6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 수 283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박스오피스 역대 공포 영화 흥행 2위의 기록이다.
영화는 ‘살목지’ 로드뷰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찍히고,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검고 깊은 물 속의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혜윤이 주연하고, 단편 ‘함진아비’(2021), ‘돌림총’(2023) 등으로 남다른 공포 스릴러 연출력을 보여 준 이상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현장감 넘치는 촬영과 연출, 그리고 살목지라는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그려낸 현실 밀착형 공포에 대한 관객의 호응이 뜨겁다. 실제로 이 영화는 지난달 8일 개봉 이후 2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 올해 개봉작 중 개봉일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가장 긴 시간 동안 수성한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살목지’는 할리우드 신작의 잇따른 공세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 입어 남다른 뒷심을 보이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슈퍼 마리오 갤럭시’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본격적으로 극장가에 등판했던 지난 연휴 동안에도 꾸준히 일일 관객 수 10만명을 넘기며, 3일과 4일 이틀 연속 한국 공포 영화 흥행 2, 3위 작품인 ‘곤지암’(2018)과 ‘폰’(2002)의 흥행 기록을 뛰어넘었다. 역대 박스오피스 공포 흥행 1위인 2003년 개봉작 ‘장화, 홍련’(314만명)과도 그 격차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
![영화 ‘군체’ [쇼박스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7/ned/20260507112439221zxys.jpg)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공포 열기를 이어갈 다음 작품은 이달 말 개봉하는 연상호 감독의 ‘군체’다. ‘부산행’(2016), ‘반도’(2020)에 이은 연 감독의 좀비 유니버스를 잇는 작품으로,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탈출하려는 생존자들의 분투를 그린다.
영화는 ‘집단 지성’으로 감염자들이 진화한다는 설정으로, 원시적이고 일차원적인 모습을 보였던 기존의 좀비들과 결이 다르다. 감염자들이 어떠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영화 ‘군체’가 전하는 ‘공포’의 핵심이다.
연상호 감독은 ‘군체’ 제작보고회에서 “감염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들이 진화하는 속도와 진화하는 방식이 인간이 어렸을 때부터 성장하는 방식과 차이가 난다”면서 “그것을 알아채고 헤쳐 나가야 하는 주인공과 감염자들의 대비가 이 영화가 줄 수 있는 공포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행’이 당대의 잠재적 공포를 담으려고 했다면, 10년이 지나 느끼는 공포가 ‘군체’”라고 덧붙였다.
‘군체’는 오는 12일부터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섹션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후 21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공개를 앞두고 124개국에 선판매, 국내 개봉 이후 아시아와 유럽, 북미 등 해외 개봉도 예정돼 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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