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빚투’는 ‘빛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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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벌고, 100만원 잃는 게 술자리 안주였던 시절이 있었다.
10만원 벌고 100만원을 잃는 시절엔 공감이라도 됐다.
1억원을 벌고 10억원을 잃게 되는 시대는 공감도 힘들다.
예상대로 최근 빚투는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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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벌고, 100만원 잃는 게 술자리 안주였던 시절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헛웃음만 난다.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한 지난 6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10% 넘게 급등했다. 연 4%대 이자 수익과 비교하면, 몇 년 치 이자를 하루 만에 벌었다. 요즘 주식은 하루 만에 그만큼 잃기도 한다. 단 하루에 수천만원 잃고 버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10만원 벌고 100만원을 잃는 시절엔 공감이라도 됐다. 얼마나 기쁠지 얼마나 슬플지. 1억원을 벌고 10억원을 잃게 되는 시대는 공감도 힘들다. 그저 숫자가 무섭다. 아니, 무겁다. 오가는 숫자에 0이 몇 개 보태졌는지도 헷갈린다. 1억원은 0이 8개다.
너도나도 천문학적 비용의 주식 투자에 뛰어들면서 오르내리는 게 있다. ‘빚투’, 빚을 낸 투자다. 혹여나 ‘빛투’가 아니다. 빛나는 투자가 아니라 빚내는 투자다.
정확하게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다.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이 잔고가 늘었다는 건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한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예상대로 최근 빚투는 크게 늘었다. 예상보다 놀라운 건 누가 뛰어들었는가다. 경제활동의 주축인 40~50대가 아니다. 국내 주요 10대 증권사에서 취합한 결과, 최근 1년 사이 20대에서 빚투가 두 배 이상 급증했다. 60대 이상 고령투자자 역시 빚투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최근 증가세로 보면 20대와 60대 이상이 압도적이다.
전자는 실패 경험이 없을 세대이고, 후자는 실패하면 회복할 수 없는 세대이다. 위험한 두 세대가 가장 위험하게 투자하고 있다. 요즘엔 레버리지 투자마저 거리낌 없다. 2~3배의 수익 추구는 일순간 몽땅 잃어버릴 청산 위험마저 도사린다. 그래도 앞다퉈 투자한다.
한순간 한국사회가 투자 공화국으로 변모했다. 급등한 코스피만큼이나 현기증 나는 변화다. 별다른 학습도 없이 주식 사면 돈 번다는 식으로 뛰어든 투자자도 부지기수다. 마치, 사칙연산도 모른 채 미적분에 뛰어든 꼴이다.
투자자를 탓할 수만도 없다. 우린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투자는 아니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스웨덴은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에게 금융 교육 책자를 전달한다. 캐나다, 미국, 중국, 영국 등도 이미 어린 시절부터 금융 투자 교육을 시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이다.
올해부터 고등학교 2학년 이상 선택 과목으로 ‘금융과 경제생활’이 도입됐다. 그나마 정규교육 과정에 도입된 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정부는 물론, 투자업계도 더 적극 나서야 한다. 업계로선 묻지마 투자 광풍이 당장엔 이익이겠지만, 장기적으론 손해다.
요즘 어린이날 선물로 주식 선물이 인기라 한다. 어린이가 장난감보다 삼성전자 주식을 더 좋아할지는 차치하자. 과연 주식이 뭔지 제대로 설명해 주는 어른은, 학교는 있는 것인가.
금융투자 교육 확대는 과거 투자업계의 이익과 결부된 요구사항처럼 치부돼 좀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이젠 다르다. 투기를 막고 투자를 양성하는 건 스킬이 아닌 철학과 교육의 영역이다. 이젠 투자자가 학교에 업계에 정부에 더 적극 요구해야 할 때다.
김상수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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