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원 루이비통 ‘인형가방’·샤넬 ‘반쪽신발’…명품 황당 디자인에 쏠린 시선

최근 명품업계가 실험적인 디자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논란과 관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품의 실용성보다 화제성과 메시지를 앞세운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루이비통은 시바견 인형 형태를 그대로 구현한 ‘시바 백’을 선보였다. 지퍼와 스트랩을 더해 가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외형은 어린이용 인형 가방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은 1200만 원대를 넘는다. 온라인에서는 “실용성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과 함께 “귀엽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슷한 시기 샤넬이 공개한 ‘반쪽 신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26-2027 크루즈 컬렉션에서 등장한 이 제품은 발뒤꿈치를 받치는 굽과 스트랩만 남기고 밑창을 과감히 제거한 형태다.
겉보기에는 맨발로 걷는 듯한 착시를 주는 디자인으로, 해외 패션계에서는 ‘신발 없는 신발’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다만 실용성에 대한 의문도 뒤따랐다. “이걸 신고 어떻게 걷느냐”는 반응과 함께 “뒤꿈치 장식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같은 흐름은 발렌시아가를 중심으로 이미 이어져 온 ‘파격 디자인’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발렌시아가는 쓰레기봉투를 닮은 가방, 과자 봉지 형태의 클러치, 쇼핑백을 본뜬 제품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논란을 마케팅으로 활용해왔다.
최근에는 ‘익숙한 사물을 비틀어 고가로 재탄생시키는’ 방식이 명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루이비통 역시 도넛, 크루아상, 붕어빵 등을 형상화한 액세서리와 물뿌리개 모양 가방 등을 선보이며 이러한 흐름에 합류했다.
패션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의도된 브랜드 전략으로 해석한다.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는 패션 매체 GQ 인터뷰에서 “패션은 급진적이어야 한다”고 밝히며 기존 미적 기준을 흔드는 시도를 강조했다.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자체가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업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과도한 ‘화제성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프랑스 패션 매거진 마리클레르 전 편집장 카트린 라르되르는 인터뷰에서 “요즘 일부 디자이너들은 옷 자체보다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고 지적했다. 제품의 완성도나 착용 경험보다 ‘얼마나 논쟁을 불러일으키느냐’가 우선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단순한 ‘기괴함’을 넘어 전략적 선택을 한 명품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환경에서 시선을 끄는 제품일수록 빠르게 확산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논란이 된 제품일수록 온라인에서 공유되며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얻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명품 시장의 가치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고 본다. 전통적으로 강조되던 소재와 제작 기술뿐 아니라, 메시지와 상징성, 그리고 화제성까지 가격을 구성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트렌드 분석가인 리안 웨인라이트는 해외 패션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경험에 더 큰 가치를 둔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기능보다 ‘공유 가능한 콘텐츠’로서의 성격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반면 패션 저널리스트 수지 멘키스는 뉴욕타임스에 “패션이 점점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며 “주목을 끌기 위한 과잉 경쟁이 디자인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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