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악재 뚫고 '풀가동'... 인천 자동차 부품 생태계 '수출 견인'

이호영 기자 2026. 5. 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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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국가산업단지 [사진 = 연합뉴스]

[인천 = 경인방송] 중동발 전쟁도, 15% 고율 관세 장벽도 인천 자동차 부품 생태계 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란전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요동치며 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인천 지역 수출용 자동차 2차 부품 벤더사들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7일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내 한국지엠(GM) 2차 하청사는 "1차 협력사에 납품하는 우리 같은 2차 벤더들은 요즘 눈코 뜰 새가 없다"며 "한국지엠 차량은 생산량 대부분 수출로 직결되다 보니 글로벌 정세와 무관하게 공장은 풀가동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지엠은 국내 자동차 수출 약 15~20%를 차지한다. 

1차 하청사 경우 직원 규모 100명 정도 되는데 2차 벤더사들은 이들 납품사다. 사실 한국지엠 경우 만들면 거의 대부분 수출하는 상황이다. 1만5천 대 만들면 1천 대 가량만 내수로 판매된다. 

한국지엠은 인천과 창원 지역에서 올 4월 한 달 전체 약 4만7천 대 가량을 수출했는데, 인천 지역 경우 이 중 약 2만 대의 완성차를 만들고 있다. 인천 부평공장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한 차종 생산만 월 평균 약 1만5천~2만 대 가량이다. 

이 경우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2차 협력사는 더 바쁠 수밖에 없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만 2만~3만 개 가량이기 때문이다. 2차 벤더사가 나사나 작은 프레스 부품을 만든다면 자동차 1만5천 대에 들어갈 분량은 수십만~수백만 개 단위가 되면서다. 

오히려 이란전 같은 공급 불안 요인이 생기면 지엠 본사는 부품 공급 차질을 우려해 평소보다 더 많은 물량을 주문해서 쌓아두려는 수요도 발생한다. 2차 벤더사 쪽에서 '수출 부품 대느라 풀가동'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15% 관세는 대당 약 2천~2천500달러(290만~362만 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미국 지엠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 공장을 유지하지 못할 장애는 아니다. 인천 부품의 가격 대비 품질, 가성비야말로 관세 장벽을 무력화 시키고 있는 셈이다. 미국 내 공장을 새로 짓고 높은 인건비를 줘가며 생산하는 비용만 대당 약 3000달러(435만원 가량)가 더 들 것으로 추정되면서 관세 15% 내고 역수출하는 게 더 남는 장사인 셈이다. 특히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같은 소형 SUV는 부품 공급망이 한국에 최적화돼 있다. 이를 미국으로 옮길 경우 수년 간의 시간과 수조원대 비용이 든다. 

다만 관세가 25%까지 튈 수도 있어 살얼음판 위에서 한국지엠은 올 4월 기준 월 4만대 이상 수출로 최대 실적을 찍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란전 여파가 제한적인 이유는 자동차 부품은 북미 지역이 가장 큰 수출 시장이어서다. 2023년(한국무역협회) 기준 한국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 비중은 30% 이상이다. 

한국지엠만 보더라도 수출 지역 90%가 북미(미국·캐나다)에 몰려 있다. 이 북미 지역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다. 중동 지역 직접 수출 물량은 물류비 상승, 항로 차단 등 타격을 입긴 했지만 이외 지역은 물류비 상승 정도 영향을 받을 뿐이다. 

이 같은 신장세는 인천항 수출 물량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올해 3월 누적 기준 자동차 및 부품 수출(비중 22.4%)은 24억3천400만 달러(한화 약 3조5257억 원)로 2월부터 화공약품을 제치더니 3월엔 전기·전자까지 넘어서 품목별 수출 1위로 올라섰다. 올 3월 한 달만 1조3천억 원을 거뒀다.  

2월 누적 기준으로 보면 이런 성장세는 더 확연하다. 올해 15억800만 달러(약 2조1843억 원)로 전년 누적 9억6천700달러(약 1조4천7억 원) 대비 올 들어 수출이 약 2배 확대된 것이다 . 3월 누적 기준으로도 지난해 수출은 16억900만 달러(2조3천306억 원)로 2조원대였다가 약 50% 확대되며 올해 3조원대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품목별 수출 비중 16%대로 전기·전자, 화공약품 수출이 더 우세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미국만 하더라도 관세 15%를 물더라도 인천 부품사 제품을 가져다 한국 공장에서 조립하는 게 훨씬 싸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세단과 SUV 장점을 섞은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창원), SUV 트레일블레이저(부평) 내연 기관 생산 거점이다. 다만 최근까지 ▲글로벌 전기차 흐름에서 한국 공장에 전기차 배정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를 폐쇄하거나 부지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한국지엠 철수설은 고질적인 이슈이긴 한데, 관련 업계는 지엠 본사 입장에서는 인천의 숙련된 부품 생태계를 포기하기 어렵다고 본다. 미국 지엠 본사는 역수출 관세 부담을 안고서라도 한국에 계속 주문서를 넣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 납품사들도 "관세라든지 이런 걸 감안하거나 또 철수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생산 인프라를 떠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일단 제조 1차사 분포가 잘 돼 있고 이와 협력사는 2차사가 주변에 분포가 잘 돼 있다. 이에 인도든 일본이든, 베트남이든 준하는 곳을 찾거나 만들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이들은 전망도 비교적 밝게 보고 있다. 국내 현대기아차는 신차 개발이 빠른 데 비해 10년 동안 신차 개발이 거의 없었던 한국지엠이 최근 신차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2019~2020년 트레일블레이저가 나왔고 5~6년째 생산 중인데 자동차 모델 주기가 통상 5~7년인 점을 감안하면 다음 차 구상에 돌입해야 하는 골든타임이어서다. 업계는 "신차 개발은 1~2년에 되는 게 아니고 못 해도 2~3년이 걸린다"며 "현재 개발 애기도 솔솔 나오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기차 흐름에서도 이런 호황이 이어질지에 대한 불안감만큼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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