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700개' 105만원어치 주문한 청와대…'노쇼'로 몰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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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를 노리는 '노쇼(예약 부도)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제대로 된 주문까지 의심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상 주문을 하고도 오해를 받아 청와대 직원이 경찰에 신고된 사례까지 나왔다.
경찰이 전화번호 대조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이 주문은 청와대 직원이 한 정상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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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장미빵 105만원어치 주문
업체 "사칭 같다"며 신고 해프닝
1분기 피해액수 600억 넘어서
최근 공기관 가장한 피싱 확산
경기 침체로 상인 불안 심리 노려

자영업자를 노리는 ‘노쇼(예약 부도)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제대로 된 주문까지 의심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상 주문을 하고도 오해를 받아 청와대 직원이 경찰에 신고된 사례까지 나왔다. 기관을 사칭한 피싱 사기가 잇따르면서 현장에서는 공공기관 주문조차 선뜻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며 거래 신뢰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靑 정상 거래도 112 신고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오전 11시31분께 “청와대를 사칭한 피싱 전화가 의심된다”는 112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자는 포항시 송도동에 있는 지역 제과업체 해쌀담이었다. 이 업체는 자신을 청와대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의 전화 주문을 받았는데 별도 공문이 오지 않아 피싱 조직의 범행 시도로 의심했다. 주문 이튿날 입금됐는데도 계좌가 피싱에 연루된 것으로 오해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전화번호 대조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이 주문은 청와대 직원이 한 정상 거래였다. 노동절을 앞두고 행사용 베이커리를 준비하기 위해 지역 업체를 물색하던 청와대는 포항 업체인 해쌀담에 장미빵 700개(105만원어치)를 주문했다. 장미빵이 대표 제품인 해쌀담은 2016년 포항에서 청년 창업으로 시작된 제과업체다.
해쌀담 관계자는 “주변에서 피싱 피해 사례를 많이 들어 확인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라며 “청와대 주문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혹시 계좌가 동결될까 봐 다방면으로 확인하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진짜 주문임을 확인하고 청와대로 직접 배송까지 하고 왔다”고 말했다.
◇활개 치는 노쇼…사회적 비용↑

군부대 관계자를 사칭해 단체 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시작된 노쇼 사기는 최근 들어 소방서, 지방자치단체, 학교, 기업 등으로 사칭 범위를 넓히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노쇼 사기 피해금액은 614억9000만원으로 벌써 지난해 피해금(1256억7000만원)의 절반에 육박했다.
범죄 조직은 공공기관 행사와 회식, 훈련, 세미나 등을 이유로 단체 주문을 한 뒤 “다른 물품도 필요한데 대신 구매해달라”는 식으로 물품대금 결제를 요구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는 대형병원 의사라고 속이며 식당에 20명이 넘는 좌석을 예약한 후, 식사하며 마실 1600만원 상당의 와인 10여 병을 대신 구매해달라며 한 업체로 송금을 요구한 범죄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소방서 명의를 도용한 위조 공문서를 철물점 등에 보내 구급함이나 사다리 등 소방용품 대리 구매를 요청한 뒤 대금을 가로채고 잠적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불안 심리가 커진 점 역시 피해 확산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대량 주문이 들어오면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해져 물품대금 결제 요구를 거절하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노쇼 범죄를 근절하려면 기관 사칭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병화/이소이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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