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쿠팡 로켓] ② 대만서 제2의 로켓 성장 노린다

[대한경제=문수아 기자]고객정보 유출사고와 이커머스 시장 성장 둔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쿠팡이 해외에서 제2의 ‘로켓 성장’을 노린다.
6일(한국시간) 쿠팡Inc(이하 쿠팡)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 매출은 1조9457억원(13억28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1조5078억원) 대비 25% 성장했다. 성장사업에는 대만, 일본 등 해외사업과 국내 쿠팡이츠, 쿠팡플레이(OTT) 등이 포함된다. 본업인 프로덕트 커머스(4%)와 전체 매출(8%) 신장률을 모두 웃돈다.
성장사업 중에서도 대만의 초고속 성장이 주효했다. 한국의 성공 공식을 대만에 빠르게 이식한 성과다. 물류 투자를 확대하면서 취급 상품과 로켓배송 지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물류와 영업법인을 분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배송 현장의 운영 리스크를 영업법인에서 떼어내는 동시에, 한국에서 검증된 물류 시스템을 신규 진출국에 표준 패키지로 이식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만에서도 지난해 물류 자회사를 신규 설립했다. 지난해 쿠팡 한국법인이 대만 법인으로부터 받은 수익은 845억원으로 단일 자회사 중 두 번째로 큰 수익원이었고, 1년 만에 81% 늘었다. 한국법인이 대만에 받을 매출채권 잔액도 113억원에서 254억원으로 두 배 넘게 불어났다. 한국법인이 대만 사업의 운전자본까지 떠안으면서 그 대가가 본사 매출로 환류되는 구조가 가동된 것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대만에서 익일배송을 보장하는 자체 라스트마일 배송 네트워크가 현재 대부분 물량을 커버하고 있고 범위는 계속 확장 중”이라며 “대만 고객 유지율은 한국에서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라고 말했다.
일본 로켓나우는 또 다른 성장 축이다. 2023년 한 차례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던 쿠팡은 2025년 초 음식배달 브랜드 로켓나우로 재진출했다. 출시 15개월 만에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삿포로 등 5대 도시권으로 서비스 권역도 넓히면서 누적 다운로드 500만 건을 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가 집계한 일본 내 음식배달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9개월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로켓나우의 최근 채용 직군을 볼 때 단순 음식배달을 넘어 한국 쿠팡이츠처럼 퀵커머스 사업까지 확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쿠팡은 성장사업을 키우기 위한 ‘계획된 적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1분기에도 성장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 손실은 4820억원(3억2900만달러)로 전년 동기(2440억원) 대비 96% 늘었다. 1년 만에 적자 폭이 거의 두 배가 됐다. 그런데도 투자를 유지, 연간 성장사업 상각 전 영업손실(조정 EBITDA) 가이던스를 9억5000만∼10억 달러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대만에서는 네트워크 설계, 라스트마일 물류 구축, 공급망 개선 등 투자를 이어간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장사업은 초기 토대 구축 단계로 가장 강한 기회가 있다고 판단, 자본을 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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