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재미없어서”…광주서 고교생 살해한 20대男, 사이코패스 검사한다
계획범죄 가능성도 조사 중
피해자는 택시비 아끼려 혼자 귀가 중이었다

길을 걷던 고교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광주 묻지마 흉기 공격’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사이코패스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피의자의 진술과 달리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6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한 장모(24)씨의 신병 구속 절차를 마친 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진행할 방침이다. PCL-R은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20개 항목을 평가해 반사회적 인격 성향을 수치화하는 도구로, 총점은 40점이다. 국내에서는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경찰이 검사 실시를 결정한 이유는 장씨가 전혀 모르는 고등학생을 상대로 납득할 만한 동기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까지 범행 전 약물 또는 음주 여부, 정신질환 진단·치료 이력, 가정환경 등에서 범행과 직결되는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장씨가 차량을 유기한 장소 인근 배수로에서 혈흔이 묻은 흉기를 수거했다. 이 흉기가 실제 범행에 쓰인 것인지 감식 결과를 기다리는 한편,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신청한 상태다. 신상정보 공개 여부 역시 심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장씨는 지난 5일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길거리에서 고교 2학년 A양(17)을 흉기로 살해하고, 뒤이어 B군(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그날 밤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약 4㎞ 거리를 혼자 걸어 귀가하던 중이었다. A양의 비명 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간 B군도 장씨의 흉기에 다쳤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장소 인근에 차를 세워두고 자살을 고민하며 배회하던 중 A양을 두 차례 마주치자 충동적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시각은 다르다. 장씨가 범행 전 차를 몰고 현장 일대를 서행하며 홀로 걷던 A양을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와 흉기를 휘둘렀다는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계획적 범행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범행 직후 장씨의 행적도 치밀했다. 자신의 차량을 인근에 버린 뒤 택시로 갈아타 도주했고, 이동 중 세탁방에 들러 옷에 묻은 혈흔을 제거하기도 했다. 경찰은 장씨의 동선을 역추적한 끝에 같은 날 오전 11시 24분쯤 범행 현장에서 약 1㎞ 떨어진 그의 자택 인근에서 검거했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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