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뛰어넘는 김정은? 헌법 서문에 선대 업적 대거 삭제
대신 ‘인민 대중 제일주의’ 명문화
김정은 통치 이념과 우상화 강조

6일 공개된 북한 새 헌법 서문에서 기존 헌법에 길게 서술돼 있던 김일성과 김정일의 업적이 대부분 삭제되고, 김정은의 통치 이념인 ‘인민 대중 제일주의’가 명기됐다. 김정은의 위상 강화 차원에서 진행돼 온 ‘선대(先代) 지우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개정한 새 헌법 서문에서 기존 헌법에 10여 개 항목에 걸쳐 자세히 기술돼 있던 김일성·김정일의 업적을 모두 삭제했다. 김일성·김정일이 ‘조국 통일 위업’을 실현했다는 표현이 사라졌고, 기존 헌법에는 김일성·김정일이 ‘불멸의 업적’을 쌓았다는 문구가 네 차례나 등장했지만 새 헌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개정 헌법 서문에는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목표로 한다는 문장만 남았다. 업적은 선대 개인의 것이지만 ‘김일성-김정일주의’는 일종의 사상으로, 그 사상을 해석하고 계승하는 권한은 현 지도자인 김정은에게 있다.
올 들어 김정은은 자신이 선대와 다른 ‘새 시대의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북한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는 리일환 당비서가 김정은이 “비범 특출한 영도력”으로 “해방 후 75년과도 뚜렷이 구별되는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고 하나의 새로운 시대를 탄생시켰다”며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자고 제의했다. 북한에서는 2024년부터 김정은만 그려진 단독 배지가 등장했는데, 리일환도 이 배지를 착용하고 나왔다.
김정은도 당대회 폐회사에서 자신의 업적은 “세월의 흐름이 가져다준 결과가 아니라 인민의 뜻과 의지대로 세월을 앞당겨 전취한 빛나는 성과”라고 했다. 또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남북 화해·협력 담론을 “오도된 과거”로 규정하면서 “과거 시대의 낡은 관념과 유물 잔재를 깨끗이 청산”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11월 국감에서 “김정은이 선대 김일성·김정일을 뛰어넘는 통치 기반 구축을 위한 독자적인 우상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최근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기념하는 ‘태양절’ 용어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고, 김정은은 할아버지 생일 때마다 하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올해까지 4년 연속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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