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미국 정치판에서 숫자 ’86′에 담긴 섬뜩한 의미는
미국 법무부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트럼프 대통령 살해 위협 혐의로 기소했다(indict him on charges of threatening to assassinate President Trump).
해변 모래 위에 조개껍데기를 ‘86 47’ 모양으로 배열한 사진(photo of seashells arranged in the shape of “86 47”)을 유포해 47대 대통령인 트럼프 암살을 선동했다는(incite the assassination) 것이다. 코미는 2017년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 연루 의혹을 수사하던 중 해임됐던(be dismissed) 인물이다.

트럼프 진영에선 ’86′이 ‘죽이다’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라며 흥분한다. 실제로 영어 사전에도 ‘내쫓다(eject)’ ‘없애다(get rid of)’라는 뜻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어떤 연유로 그런 함의를 내포하게 된(come to carry such a connotation) 걸까.
정확한 어원(exact origin)은 불분명하다(remain unclear). 여러 설이 분분한데, 1920~30년대부터 은어(slang)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식당·술집에서 특정 메뉴의 ‘매진(sold out)’·‘품절(out of stock)’을 뜻했다고 한다. “연어가 다 떨어졌다(run out)”를 “We’re 86 on the salmon” 식으로 표현하다가 1950년대 들어 “고객을 내보내다” “술 취한 손님을 내쫓다(kick out)” 등의 의미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86’ 발음이 ‘거부하다(reject)’ ‘무효화하다(nullify)’라는 뜻의 동사 ‘nix’의 운(韻)과 비슷해 비롯됐다는 설도 있고, 금주법 시대(Prohibition era)에 뉴욕의 비밀 술집 ‘Chumley’s’가 경찰이 단속을 나오면 손님들을 ‘86 베드포드 스트리트’ 쪽 뒷문으로 내보내(sneak them out the back door) ‘내쫓다’라는 뜻으로 굳어졌다는 설도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에서 장비 처분이나 임무 해제를 뜻하는 속어로 쓰였는데, 외식 업계에 진출한 군 출신들이 그 용어를 활용한(make use of the term) 것이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원래 뜻은 ‘품절되다’ ‘내쫓다’였던 은어가 범죄 드라마에서 은유적으로 “누군가를 제거하다(eliminate)”라는 뉘앙스로 쓰이면서 “죽이다” 쪽으로 어감이 무거워졌다는(take on a darker connotation) 것이 정설로 통한다(be widely accepted).
미국 정치판에서는 ’86′이 “직위에서 끌어내리다”라는 저항 구호로 사용한다. 그래서 코미 전 국장의 ’86 47′ 조개껍데기 사진을 트럼프 살해 협박(death threat), 암살 교사(敎唆·incitement to assassination)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는(be a stretch) 게 중론(prevailing view)이다.
앞서 2020년엔 미시간 주지사가 45대 트럼프를 겨냥해 ’86 45′ 핀을 옷깃에 달고 다녔고, 2022년에는 친트럼프 인플루언서가 46대 바이든을 탄핵하자며(call for the impeachment) “86 46”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선 최근까지 각종 ‘86 44(오바마)′ 상품이 판매돼 왔고, 이제는 ‘86 47′이 새겨진(be emblazoned with “86 47”) 티셔츠·모자·스티커·컵 등이 넘쳐나고 있다.
[영문 참조 자료 사이트]
☞ https://www.washingtonpost.com/national-security/2026/04/29/comey-threat-indictment-trump-cou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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