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간 망가진 땅, 사람 손으로 되살렸다…수천 년 데이터가 증명한 회복의 역설

장윤우 2026. 5. 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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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넘게 망가진 땅이 사람의 손으로 오히려 자연 상태보다 더 건강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2026년 5월호에 따르면, 중국 황토고원을 2500년에 걸쳐 분석한 결과 사람의 적극적인 개입이 생태계를 원시 상태 이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실증됐다.

연구팀은 "자연 복원이 아닌 사람의 적극적 개입이 원시 상태를 뛰어넘는 회복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실증 사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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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으로 토사가 유출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2000년 넘게 망가진 땅이 사람의 손으로 오히려 자연 상태보다 더 건강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공개된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2026년 5월호에 따르면, 중국 황토고원을 2500년에 걸쳐 분석한 결과 사람의 적극적인 개입이 생태계를 원시 상태 이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실증됐다.

황토고원은 중국 문명의 발원지다. 진·한나라, 당·송나라, 명·청나라까지 세 차례 대규모 벌목과 농지 개간이 이 땅을 천천히 망쳤다. 황허강 지류의 연간 토사 유출량은 2500년 전 자연 상태의 0.8Gt(기가톤)에서 1950년대 1.6Gt으로 두 배 뛰었다.

쉽게 말하면 땅의 흙이 강으로 두 배나 더 쓸려나갔다는 뜻이다.

흙이 쓸려 강바닥에 쌓이면 강이 자주 넘친다. 지난 2500년간 화북평원에서만 제방이 1593차례 무너졌다. 1644~1949년 사이엔 제방 붕괴 주기가 1년도 채 안 됐다. 경작지가 늘수록 수확은 줄고, 가난한 농민은 더 가파른 비탈을 일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1950년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중국 정부는 단계적으로 개입 방식을 바꿨다. 1950~1970년엔 계단식 밭 조성, 1971~1985년엔 댐 건설, 1986~1999년엔 생물학적 복원, 2000년 이후엔 대규모 나무 심기가 핵심이었다. 1999년 시작된 ‘퇴경환림환초(退耕還林還草)’ 정책으로 밭을 숲과 풀밭으로 바꾸면서 식생 피복률은 1998년 29%에서 2010년 46%로 높아졌다.

기원전 1000년부터 서기 1950년까지의 추정 연간 퇴적물 유출량과 1950년부터 2023년까지 측정된 토사 유출량. [국제학술지 PNAS 넥서스(PNAS Nexus) 2026년 5월호]

숫자로 결과가 나왔다. 1950년대 이후 지어진 체크댐 약 11만 개는 지금까지 28Gt의 흙이 쓸려나가는 걸 막았다. 연간 토사 유출량은 1919~1959년 평균 1.6Gt에서 2020~2023년 0.24Gt으로 줄었다. 자연 기준치 0.8Gt보다도 훨씬 낮다. 현재 황토고원은 원래 자연 상태보다 흙과 물을 더 잘 붙잡고 있다.

연구팀은 이 변화를 수치로 보여주는 ‘생태서비스지수(ESI)’를 고안했다. 자연 상태를 0으로 놓으면 1950년대엔 -1까지 떨어졌던 수치가 현재 0.84로 반등했다. 1986년이 전환점이었다. 이 해에 ESI가 처음으로 0을 넘어 악순환에서 선순환으로 돌아섰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개별 충격을 막는 것보다 땅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생태계를 되살리는 핵심이라고 결론 냈다. 생태계 복원을 둘러싼 논쟁에서 ‘옛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관점과 ‘사람 개입으로 더 나은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관점이 맞서왔는데, 황토고원의 사례는 두 번째 관점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자연 복원이 아닌 사람의 적극적 개입이 원시 상태를 뛰어넘는 회복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실증 사례”라고 밝혔다.

다만 대규모 조림이 심층 토양의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일부 지역에서 토양 건조화가 나타나고 있다. 나무를 너무 많이 심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참고논문 DOI: 10.1093/pnasnexus/pgag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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