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동 중재’로 존재감… 美는 ‘대만’ 흔들며 주도권
中 초청에 이란외무·왕이 회담
아라그치 “영구적 해결 방안 모색”
美, 호르무즈 개방 역할론 압박
루비오 “봉쇄 중단, 中 위한 일”
대만에 美 무기 대규모 수출 속
美 쿠바제재 등 곳곳 갈등 불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일주일가량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 의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방위적인 ‘샅바싸움’에 돌입했다. 표면적으로는 외교·경제 수장들이 잇따라 접촉하며 조율에 나선 모습이지만 이면에서는 이란 중재역, 대만 문제 등 핵심 현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양국은 올해 수교 55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압박의 도구로 삼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호르무즈해협 위기 해결을 위한 중국의 책임을 부각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이란의 해협 봉쇄 중단은 수출 주도형 경제인 중국을 위한 일”이라며 이란을 설득하라고 촉구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중국을 통해 이란에 더 큰 압력을 가해 양보를 끌어내거나 굴복시키길 기대하지만, 중국이 이란과의 관계를 희생하면서까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전통적 난제인 대만 문제도 빠질 수 없는 의제다. 루비오 장관은 “대만은 대화 주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중국이 ‘레드라인’으로 꼽는 대만을 두고 최근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나 미국은 지난해 대만에 111억달러(약 16조7000억원) 규모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하는 등 안보 지원을 지속하며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여기에 파나마 운하 운영권 갈등과 쿠바 제재 문제 등 제3지대에서의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파나마 의원단의 방중을 두고 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 미국의 쿠바 제재 확대에 대해 중국은 “불법적 일방 제재”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자국 내 불법 체류 중국 국적자의 송환 협조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양국 외교·무역 수장들은 회담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루비오 장관과 왕 부장이 통화하며 의제 점검에 나섰고, 같은 날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 등 경제 사령탑들도 화상 협의를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도 최근 중국을 찾아 분위기를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중국 펑파이신문은 궁정 상하이 시장이 전날 데인스 의원이 이끄는 대표단을 만나 “상하이는 미·중 교류의 중요한 연결 고리”라며 미국과 경제·무역, 산업·투자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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