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근간’ 담긴 서문…법령 해석 기준·국민 통합 열쇠

이연상 기자 2026. 5. 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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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모두의 정신으로]<1>헌법전문의 의미와 역사
1948년 7월 ‘제헌헌법’…3·1 운동 명시
6월 항쟁 후 1987년 10월 現 헌법 공포
신군부 삭제 4·19 민주이념 다시 반영
12·3내란 계기 ‘오월정신’ 수록 재점화
“이번엔 꼭 헌법전문 수록”
5·18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골자로 한 개헌안의 국회 의결을 하루 앞둔 6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벽면에 헌법 전문 개정안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애리 기자
광주·전남 지역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오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본문 앞에 서문(序文)으로 개별 조항의 뿌리가 되는 전문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지만 역할은 바뀌지 않았다. 전문 속 역사적 사건들은 대한민국의 근간이 무엇인지 규정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4·19혁명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전문 속 내용이 일례다. 하지만 맥을 같이 하는 5·18민주화운동은 46주년을 맞도록 수록되지 못했다. 국회의 개헌안 표결을 앞두고 있는 올해 5월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2·3 내란을 극복하고 새 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재조명된 오월 정신이 광주·전남을 넘어 전 국민적인 가치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본보는 헌법 전문의 의미와 역사, 필요성, 이후 변화 등을 시리즈로 보도한다./편집자 註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불의에 항거한 4·19 혁명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약 38년간 유지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일부다.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는 1948년 7월17일 공포된 제헌헌법이 시작이다. 전문에는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내용을 담아 우리나라의 뿌리를 명시했다.

본문과 별도로 있는 전문은 이념적 성격을 띠는데 법률 해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실제 헌법재판소는 2001년 위헌 확인 사건에서 “헌법 전문에 기재된 3·1정신이 우리 헌법의 연혁적·이념적 기초로서 법률 해석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한 우리 사회가 함께 계승해야 할 가치를 명문화해 국가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점에서 국민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사회적 의미도 있다.

현행 헌법 전문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이뤄진 제9차 개헌의 결과물이다. 대통령 직선제 도입과 언론 검열 폐지 등 기본권 강화가 핵심이었던 개헌으로 전문에 4·19 민주이념이 다시 수록됐다.

불의에 항거하는 정신으로 수록된 4·19 민주이념은 1962년 제5차 개헌 때 최초로 헌법 전문에 반영됐다. 그러나 12·12 군사반란으로 전두환 신군부가 집권한 뒤 1980년 10월 제8차 개헌에서 제외됐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의지를 꺾기 위한 시도였다.

1987년 제9차 개헌을 통해 4·19 민주이념이 다시 헌법 전문에 수록된 것은 국가가 지향점으로 삼아야 할 역사적 사건이라는 국민적 열망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신군부에 맞서 민주화 열사들이 흘린 피의 역사를 기억하며 9차 개헌 때부터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을 촉구해 왔지만 보수 정치권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던 오월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2024년 12·3 비상계엄을 계기로 다시 동력을 확보했다. 내란 사태 극복의 원동력이 오월 정신이었다는 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헌법 전문 수록 논의는 재점화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정당 소속 의원 187명이 이에 올해 4월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할 경우 6·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 투표가 실시된다.

윤남식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장은 “12·3 내란을 막아낸 시민들의 ‘빛의 혁명’은 결국 1980년 5·18민주화운동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정신의 연장선”이라며 “관련 기록물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은 만큼 5·18은 국내를 넘어 세계가 주목한 민주주의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회장은 “오월 정신이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돼 대한민국 민주주의 뿌리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며 “정당을 막론하고 국회의원 모두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받들어 표결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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