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기교육] 수원 입북초등학교 '책과 함께하는 라디오'

고륜형 기자 2026. 5. 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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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듣는 좋은 글귀…정서 교감·독서 흥미 UP

전교 회장단, 다양한 의견 수렴 후 공약 구상…직접 예산 반영
지난달 매주 수요일 아침 방송…학생들이 책 구절·음악 신청

학생 “계속 웃어” “가슴 뭉클” “친구와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
교장 “진정한 민주시민 교육의 첫 걸음” 아낌없는 지원 약속
▲ 입북초등학교 '책과 함께하는 입북 라디오' 활동 모습./사진제공=입북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치활동을 통해 학교 문화를 바꾸는 경험은 큰 힘이 된다. 의견수렴을 거쳐 설득하고 실행하는 과정은 자신감을 갖게 하며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킨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은 민주시민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수원시의 입북초등학교에서는 학생자치활동으로 4월 한 달 간 아침마다 책과 음악이 함께하는 '입북 라디오'가 진행됐다. 올해 학생참여예산제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학교 예산에 반영한 과정이다. 이를 실제 사업으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학교운영위원회에 제안하고 승인을 받았다.

입북초등학교 전교 회장단(정라온 학생회장, 박하랑 부회장, 박주호 부회장)은 선거 전부터 친구들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고 '책과 함께하는 입북 라디오'(생각이 자라는 입북 독서교육) 등 공약을 구상했다. 당선 후에는 한 달 동안 세밀하게 사업 계획과 예산안을 준비해 학교운영위원회에 제출했다.

선거 중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학생들은 "책은 읽고 싶지만 막상 시작하기 어렵다", "독서가 재미없게 느껴진다"는 의견과 "음악만 듣는 입북 라디오가 교육적인 부분으로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 입북초등학교 '책과 함께하는 입북 라디오' 활동 모습./사진제공=입북초등학교

이에 박주호 부회장은 친구들이 평소에 좋아하는 음악과 책의 좋은 문장을 함께 소개한다면 독서과 훨씬 더 친근하고 즐거워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책과 음악을 결합한 입체적 방송을 통해 독서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친구들 간 정서적 교감과 소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선 이후 공약 실행을 위해 4월 한 달 간 입북초등학교에선 매주 수요일 아침 동화·자연·역사·자유주제 등 다양한 테마로 방송이 진행됐다. 학생들이 직접 책 구절과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하고, 사연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방송에서 4학년 2반 회장 원재이 학생은 "1반 서채이 학생은 행운 음원이라는 책에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하고 얘기 좀 해'라는 문장을 가장 인상 깊은 구절로 꼽았다"며 "서채이 학생은 이 문장에서 상대방을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따뜻하게 챙겨주는 마음이 느껴졌다. 이 글과 어울리는 추천곡으로 하츠 투 하츠의 'Rude'를 신청해주셨다. 밝고 경쾌한 곡의 분위기가 따뜻한 사연과 참 잘 어울린다"고 송출했다.

방송을 들은 3학년 박인아 학생은 "라디오를 들으면서 계속 웃었다"며 "도둑인데도 '나라도 저 빵집은 지켜야 해!'라고 빵집을 지키고 싶다니 도둑이 착할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 입북초등학교  '책과 함께하는 입북 라디오' 활동 모습. /사진제공=입북초등학교

6학년 최서윤 학생은 "오늘 마지막 방송이었는데 정말 좋았다. 특히 '자몽살구클럽' 구절을 들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헤어짐 속에서도 소중한 기억을 끝까지 간직하려는 마음이 잘 느껴졌고, 한로로 노래 <0+0>이 그 감정을 더 잘 전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라디오를 통해 평소에 잘 읽지 않던 책에도 관심이 생겼다. 책 한 구절만 들어도 그 책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느낄 수 있어서 독서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친구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좋았다. 4주 동안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입북초등학교는 '책과 함께하는 입북 라디오'를 통해 독서 흥미와 동기부여 효과를 거뒀다. 음악과 책 구절의 조합으로 독서가 '감성적이고 즐거운 경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저학년 학생들 신기하고 재밌다는 반응을, 고학년 학생들은 책에 호기심을 갖고 도서관에서 직접 찾아보는 행동 변화를 보였다.

학생들은 또 매주 다른 테마로 다양한 장르의 책 구절을 접하며 어휘력, 배경 지식, 맥락 이해 능력이 확대됐다. 한 구절을 집중해 듣고 음악과 연결지어 감상하는 과정에서 독해 능력과 상상력이 자랐다.

이외에도 친구들이 직접 신청한 사연과 구절을 공유하며 정서적 공감 능력과 인성을 함양했다. 학생들이 사연을 신청하고 임원들이 직접 진행하며 전교생이 함께 듣는 구조로 학생간 학교 소통도 활성화됐다.
▲ 입북초등학교 '책과 함께하는 입북 라디오' 활동 모습./사진제공=입북초등학교

교무부장 전승환 선생님은 "학생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직접 준비한 예산안을 발표하는 순간, 그 진심이 모든 위원님들께 깊이 전달됐다"며 "학생들은 의견을 수렴하며 데이터를 모았고, 단순히 예산을 요청하는데 그치지 않고 학교 문화를 스스로 진단한 뒤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 태도에 운영위원님들 모두 깊은 공감을 표하며 전폭적 승인을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무부장으로서 깊이 느낀다"며 "아이들은 이제 학교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이번 활동은 예산을 사용하는 경험을 넘어, '우리 목소리가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소중한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입북초 학생자치회 학생들에게 "여러분의 도전은 결코 투박하지 않다. 그 안에 담긴 진심이 우리 학교를 더 따뜻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선생님은 여러분이 앞으로 펼쳐갈 모든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 입북초등학교 '책과 함께하는 입북 라디오' 활동 모습./사진제공=입북초등학교

입북초등학교 학생자치회는 향후 학교폭력예방과 감사 문화 조성, 독서교육,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주제로 1학기 후반기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AI중점학교로서, 앞으로 진행 예정인 자치회 활동에 AI를 적극 활용해 노래를 만들고 다양한 행사를 홍보하는 등 창의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심영섭 입북초등학교 교장은 "아이들이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진정한 민주시민 교육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 본 글은 경기도교육청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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