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살고도 불법 곰 증식 ‘여주 농장’ 강제수사
警, 여주시 점동면 사육장 압수
웅담 등 목적 사육·번식 금지
강원도 보호시설로 이송 예정

6일 오후 2시께 여주시 점동면의 한 사육곰 농장 앞. 새끼 곰과 어미 곰을 압수하기 위한 강제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경찰 수사관과 한강유역환경청 직원 등 관계자 수십명이 모였다. 먼저 국립공원공단 수의사들이 농장 내부로 들어가 어미 곰을 마취했고, 이어 한 손에 들릴 크기의 케이지에 담긴 새끼 곰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곰은 지난 1월 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몸무게는 4㎏에 불과했다.
이어 마취 상태의 어미 곰이 들것에 실려 나왔다. 관계자들을 곰을 바닥에 눕힌 뒤 채혈과 체온, 심박수 측정 등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이어 팔과 다리를 움직여 가며 관절의 가동범위도 확인했다. 이후 어미 곰은 사육곰 구조단체인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의 트럭 케이지로 옮겨졌다. 압수된 곰들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가 운영 중인 강원도 화천의 보호시설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된 농장의 주인 A씨는 반달가슴곰 60여마리를 사육하며 번식(5월5일 인터넷 보도)을 시킨 혐의(야생생물법 위반)를 받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반달가슴곰은 번식을 위해선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A씨는 이를 환경청에 신고하지 않았다. 불법 증식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A씨는 여주와 용인시 일대에서 반달가슴곰 70여마리를 사육해 왔다. 그는 2021년 7월 용인에서 곰 2마리가 탈출했다고 신고했으나, 당시 1마리는 이미 불법 도살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도 곰 5마리가 탈출해 이 중 3마리가 사살되기도 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번에 또 다시 불법 증식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대해 A씨는 “사육장 철장을 곰이 힘으로 뜯어 이동이 가능했고, 겨울에는 동면을 하는 데다 새끼를 낳은 뒤에도 품고 있어 출산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곰 사육에 대해서는)40년 전 기존법에 따라 수입 허가를 받아 시작한 것이다. 신법 적용으로 인한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부를 상대로 수원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한편 2024년 야생생물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웅담 채취 등을 목적으로 곰을 사육하거나 번식시키는 것이 금지됐다. 현재 6개월의 유예기간이 적용 중이며, 용인·여주·화성시 등 전국 9개 농가에서 총 221마리의 곰이 사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규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는 “환경부가 전체 개체 수는 파악하고 있지만 개체별 식별이 명확하지 않아, 불법 도축 후 다른 곰으로 대체해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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