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의왕 내손동 아파트 화재사고’ 그 후 일주일

이시은 2026. 5. 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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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진·그을음 지워내도… 사라지지 않는 ‘화마 트라우마’

주변 출입통제선… 청소로 분주
40가구 피해, 대개 2~4인 거주
“20년 살았는데 하루 새 다 잃어”
市, 숙박·식사비 등 지원 방침

지난달 30일 의왕 내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2명이 숨진 가운데 6일 오전 이곳에서 청소업체 관계자들이 화재 흔적을 지우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2026.5.6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최근 의왕 내손동의 아파트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진 가운데(4월30일 인터넷 보도)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현장에서는 화재 흔적을 지우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일부 입주민들은 까맣게 타 속이 훤히 보이는 이곳 아파트에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지내고 있었다.

6일 오전 불이 난 아파트 저층 세대에서 청소 업체 관계자들은 분진과 그을음을 걸레로 닦아내고 있었다. 청소 업체 관계자인 한 남성은 화재 잔해물을 쓸어담아 분주히 트럭에 실어날랐다. 매캐한 연기를 빼내려는 듯 아파트 창문도 활짝 열어젖혀 있었다.

그러나 불이 난 아파트 14층과 윗세대는 여전히 까맣게 탄 채로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었다. 단지 주변은 출입통제선으로 막혀있었고 아파트 공동현관 입구에는 ‘거주자 외에는 출입을 엄금한다. 발화지점 화재 세대 촬영 시 형사처벌 될 수 있다’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체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주민 A씨는 화재에 대해 묻자 “신청 세대에 한해 청소를 해준다고 해 기다리고 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인근에서 만난 한 여성은 “이곳 주민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화재 자체가 더 이상 언급되지 않는 게 좋다”며 고개를 떨궜다.

의왕 내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화재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2026.5.6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곳은 지자체 추산 40가구다. 대개 2~4인 가구로, 이들 중 다수는 현재 뿔뿔이 흩어져 각자가 마련한 임시 거처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SNS를 통해 본인을 15층 세대의 자녀라고 소개한 B씨는 “부모님이 처음으로 장만한 집에서 20년 넘게 살았는데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었다”며 “허망하게 불타버린 집안이랑 옷가지, 이불, 침대 등…오늘 가보니 건질 수 있는 게 없더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불이 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관리사무소에서 피해복구 상담실을 운영 중이다. 상담실에서는 지자체 지원과 자체적인 손해보험청구 등에 대한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

의왕 내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화재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2026.5.6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의왕시에서도 화재 피해 가구를 중심으로 숙박비와 식사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하루 기준 숙박비 7만원과 식대 2만7천원을 후청구 방식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불이난 14층 바로 윗세대는 화재 규모 등을 고려해 이재민으로 지정했고, LH와 연계해 임시 거주지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화재로 숨진 60대 남성이 쓴 유서 내용 등을 토대로, 방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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