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판 흐리는 ‘국회의원 입김’… 당 경고도 흐지부지
지역위원장 겸직 가능… 특정 후보 지지 금지했지만 곳곳서 개입 사례

6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현(안산을) 국회의원은 지난 3일 안산3 경기도의원 후보 공천 문제와 관련해 박태순 안산시의회 의장과 전화로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 보좌관 출신인 유명식 예비후보의 경선 상대인 장윤정 예비후보를 박 의장이 SNS에 공개 지지한 게 발단이었다.
김 의원은 박 의장에게 장 예비후보가 하위 20%로 감점 대상인 점, 박 의장이 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될 때 자신이 개입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똑바로 하셔라", "제대로 하셔라"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장 예비후보는 이튿날인 지난 4일 김 의원의 언행에 대해 "일회성 언쟁이 아니라 지방의회 운영과 선거 과정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하고 있다는 지역사회의 우려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방의원은 특정 정치인의 하부조직이 아니라 시민을 대표하는 존재다. 정치적 따돌림과 줄세우기 문화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SNS에 "박태순 의장님과 통화 중 결례를 했다"며 사과했다.
민주당에서 국회의원은 해당 지역의 지역위원장을 겸직한다. 때문에 국회의원이 지역 정치권에 행사할 수 있는 권력도 막강하다. 민주당은 이 권력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것을 우려해 당규와 경선 시행 세칙 등으로 지역위원장의 특정 후보 지지·반대를 당규로 금지하며 이를 어길 시 윤리심판원 회부까지 가능할 정도의 엄중한 사안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도내 기초단체장 선거에 현직 국회의원이 선거에 개입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남양주시장 선거에선 최민희(남양주갑) 의원과 김병주(남양주을) 의원이 각각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SNS에 공개 지지하면서 신경전이 빚어졌다. 경기도당 선관위는 두 의원이 당규와 경선 시행세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경고 조치를 했지만, 해당 의원이 이에 반발하면서 하루 만에 경고 게시글이 내려가는 촌극도 벌어졌다.
오산시장 선거에서도 차지호 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최병민 당시 예비후보의 출마를 두고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공천 접수를 한 4인이 면접을 마친 뒤 진행된 추가 공모에 최 보좌관이 공천 접수를 하면서다. 이 경선에서 최 보좌관은 불법 선거 운동을 명목으로 자격을 박탈 당했다가 중앙당 재심 청구가 인용되는 등 잡음이 지속됐다. 최종 후보는 조용호 후보가 낙점됐다.
김기웅 기자 woong@kihoilbo.co.kr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