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90만원…애플도 아닌데 누가 사?” 알고 보니 대기업이 쓰는 헤드셋, 뭐길래

박혜림 2026. 5. 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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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브라 이볼브3 85 [박혜림 기자/rim@]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알고 보니 알 만한 기업은 다 쓴다?”

덴마크의 음향기기 제조사 자브라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업무용 헤드셋 ‘이볼브3 85’의 가격을 듣고 기자가 던진 첫마디는 “이걸 누가 사?”였다. 하지만 화상 회의가 빈번한 직장인들의 반응은 달랐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자브라의 제품을 업무에서 적극 활용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브라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의 80%가 자브라의 엔터프라이즈 설루션을 채택하고 있다. 포춘 500대 기업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포함된다. 실제로 기자가 체험해본 이볼브3 85는 높은 가격이 아깝지 않게 소음 가득한 일상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를, 인공지능(AI)를 통해 매끄럽게 이어주는 제품이었다.

기자는 최근 자브라 이볼브3 85를 2주간 직접 사용해봤다.

이볼브3 시리즈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안정적인 통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단순한 업무용 헤드셋을 넘어, 일상용 헤드폰과의 경계까지 상당 부분 허문 제품에 가까웠다.

자브라 이볼브3 85의 이어컵 [박혜림 기자/rim@]
자브라 이볼브3 85의 케이스 [박혜림 기자/rim@]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디자인이다. 기존 업무용 헤드셋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길게 튀어나온 붐 마이크다. 이볼브3 85는 이걸 과감하게 없앴다. 대신 이어컵 안쪽에 마이크를 숨기고 외형을 정리했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훨씬 단정하고 슬림해져, 업무 중은 물론 출퇴근길 같은 일상에서도 패션의 일부처럼 착용할 수 있었다. 제품의 두께 자체도 얇은 편이라 가방에 넣고 다니기 부담이 적은 것도 좋았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귓바퀴 형태에 맞춰 자연스럽게 파인 이어컵 안쪽 디자인이었다. 이 구조 덕분인지 착용 시 귀를 감싸는 밀착감이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피부에 닿는 헤드 쿠션 역시 부드럽고 편안해 장시간 착용해도 답답함이 크지 않았다. 실제로 자브라는 소리 전달력과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 2~3년에 걸쳐 이어쿠션의 소재와 두께, 크기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착용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무게는 약 220g으로 가벼운 편인데, 이 차이가 실제 사용에서도 꽤 크게 체감됐다. 다른 플래그십 헤드셋과 비교해도 장시간 착용했을 때 귀를 누르는 압박감이나 목 피로가 크지 않았다.

케이스에 넣은 자브라 이볼브3 85 모습. [박혜림 기자/rim@]

이볼브3의 핵심은 역시 통화 품질이다. 콜센터 등 업무 현장에서 활용되는 제품답게 음성 전달력이 뛰어났다. 배경음악과 사람들의 대화음이 뒤엉켜 목소리를 높여야 할 정도로 시끄러운 카페나 생활 소음이 섞인 환경에서도,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음성은 또렷한 수준을 유지했다. 통화 상대가 “그렇게 시끄러운 곳에 있는지 몰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자브라에 따르면 비결은 AI 기반 음성 처리 기술이다. 여러 개의 마이크가 주변 소음을 걸러내고 사용자의 목소리만 분리해 전달한다. 붐 마이크 없이도 이 정도 통화 품질을 구현했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만족스러웠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에 더해 오버이어 구조가 주는 물리적인 차음 효과까지 결합되면서 외부 소음을 상당 부분 차단해줬다. 덕분에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자브라 헤드셋은 업무용 제품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음질도 준수했다. 출퇴근길이나 이동 중에도 별도의 음악 감상용 헤드폰 없이 이 제품 하나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청취 경험을 제공했다.

자브라 이볼브3 [자브라 제공]

배터리 성능도 강점이다. 최대 25시간 연속 통화와 최대 120시간 음악 재생을 지원해 장시간 이동이나 업무 환경에서도 충전 부담이 크지 않았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볼브3 85에는 분명한 진입 장벽이 있다. 약 9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일반 소비자가 부담 없이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이를 단순한 ‘헤드폰’이 아닌 업무용 장비로 본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통화 품질과 착용감, 배터리, 디자인까지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통화와 협업이 잦은 사용자라면 체감 가치는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한편 자브라는 150년 역사를 지닌 덴마크 GN그룹의 음향기기 브랜드다. 세계 최초의 블루투스 헤드셋 개발을 비롯해 화상회의 솔루션과 보청기 등 오디오 및 비디오 산업 전반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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