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로 연 10%대 이자를? 스트레티지 우선주의 모든 것 [엠블록레터]
비트코인 투자자라면 스트레티지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이 회사는 원래 1989년 마이클 세일러가 창업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로 명칭도 마이크로 스트레티지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 보유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정체성이 완전히 바뀌었죠. 현재는 81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세계 최대 기업 비트코인 보유 회사로 사실상 ‘비트코인 트레저리 컴퍼니’로 분류됩니다. 회사명도 작년 2월 스트레티지로 단축했습니다.
이 회사는 주식 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는데요. 비트코인이 올라야만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트코인 매수를 위한 자금 조달이 막히면 또한 생존을 위협받는 구조인데요. 작년 자금 조달을 위해 내놓은 새로운 우선주(STRC)가 연 10%대의 배당 수익을 월마다 제공하는 구조로 자본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비판도 만만치 않은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우선주의 인기는 꽤 놀랍습니다. 출시 1년도 안 돼 스트레티지의 가장 강력한 자금 조달 통로가 됐거든요. 5월 초 기준으로 누적 약 63억6000만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구요. 지난 4월에는 첫 3주 동안에만 무려 35억달러를 끌어모았습니다. 스트레티지는 이 자금으로 비트코인 5만1364개를 추가 매수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스트레티지는 총 81만5061BTC를 보유해 블랙록을 제치고 세계 최대 기업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 됐습니다.
이같은 인기의 비결은 월 배당 방식과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연계한 배당 지급 구조입니다. 같은 회사가 발행한 두 채권 중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쪽이 더 비싸게 거래되듯 배당률이 오르면 매수세가 몰려 가격이 오르고 내려가면 가격도 떨어집니다. 스트레티지는 이를 거꾸로 활용해 우선주의 가격이 100달러 아래로 거래되면 다음 달 배당률을 올려 매수세를 유도하고 100달러를 넘으면 배당률을 낮추거나 신규 발행을 늘려 가격을 끌어내립니다.
배당률 조정은 임의가 아닌 공시된 규칙을 따릅니다. 5일 평균가 기준으로 95달러 미만이면 최소 50bp 인상, 95~99달러는 최소 25bp 조정, 101달러 초과 시 인하 또는 추가 발행이 발동됩니다. 이에 따라 STRC는 출시 이후 7개월 연속 배당이 인상돼 초기 9.00%에서 11.50%까지 250bp 올랐습니다. 또한 누적 배당 구조라 배당을 거르면 미지급분이 이자와 함께 누적돼 다른 어떤 배당보다 먼저 지급해야 합니다. 스트레티지의 기존 우선주보다 더 나은 조건인 셈이죠.
이처럼 가격 상승을 제어하고 배당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올리며 특히 월마다 배당을 지급하는 형태 때문에 투자자들은 우선주를 마치 은행 예금이나 채권처럼 간주할 수 있습니다. 즉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안정형 투자자라면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해서 가격 변동성에 따라 마음 졸이기보다는 상승분을 조금 내주더라도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수익을 일부 가져가는 형태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STRC 인기의 배경입니다.
하지만 스트레티지를 비롯해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스트레티지의 CEO인 펑 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온전히 수용한 프리미엄 가격에 보통주를 발행해 그 자금으로 배당을 지급할 뿐, 어디에도 폰지 요소는 없다”고 반박합니다. 벤치마크 애널리스트인 마크 팔머도 STRC를 “수익률에 대한 수요를 장기 비트코인 노출로 전환하는 의도적이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평가했습니다. 즉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분을 최신 금융 기법을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돌려준다는 것일 뿐 미래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현 채권 상환자들의 자금을 막는 다단계 투자 방식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가 비트코인의 장기적, 영속적 우상향을 전제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결국 비트코인 강세 지속 여부에 생존 여부가 달려 있다는 것이죠. 비트코인이 오르고 STRC 수요가 유지되면 자기강화적 사이클은 계속 작동하지만, 가격이 장기 정체되거나 매수세가 식으면 ‘비트코인 매도 → 가격 하락 → 더 큰 매도 압력’이라는 ‘죽음의 소용돌이’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죽음의 소용돌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몇번 관찰된 적이 있습니다. 결국 STRC가 혁신상품인지 시한폭탄인지는 비트코인의 다음 약세장 때 시장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가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연 10%라는 고금리를 취할지, 언제 닥칠지 모를 리스크를 대비할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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