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통제권 자랑하는데…48시간도 못 간 트럼프 '프로젝트'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에서 발을 빼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월28일 시작된 전쟁이 ‘이미 끝났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작전은 이와 별개의 작전이라고 주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당초 핵심 목표였던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와 농축 우라늄 이전은 어느새 목표에서 사라졌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라는 현재의 목표도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이란이 주장했던 핵 협상 연기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혹은 해협 개방을 대가로 하는 경제제재 해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작전명 바꿔 논란 회피
미국의 입장은 매 순간 바뀌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오후 3시15분부터 약 50여분 간 백악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장대한 분노’ 작전이 종료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미 “지난 주말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가 시작됐다”고 전하면서 “걸프 해역 내에 갇혀 이미 두 달 넘게 방치되어 있는 87개국 출신의 민간인 약 2만 3000명을 구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이들이 나오지 못하게 막는 “이란의 행위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지만, 이번 작전은 “방어적인 작전”으로서 “먼저 공격받지 않는 한 발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 프로젝트 발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포함한 것이라기보다는 ‘국면 전환’의 선언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전쟁권한법에 규정된 60일 시한을 명시적으로 넘기는 일을 피하면서 이란과의 협상을 지속해 나가기 위한 전쟁 종료 및 새로운 작전 명명이 목적이었던 셈이다. 그는 이번 작전을 "세계를 위한 호의"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이 끝나고 세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SNS에 이란과의 회담 진전을 근거로 해방 프로젝트를 중지한다고 했다. 루비오 장관의 기자회견에서는 전혀 감지되지 않았던 분위기다. 루비오 장관은 국가안보회의(NSC)의 수장인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일각에서는 이란에 대한 폭격 재개 카드를 여전히 거론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는 분위기다. 루비오 장관은 ‘방어 작전’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이 주변국을 공격했더라도 “휴전 상황”이라는 판단을 바꾸지 않았다. 이란이 대대적인 공습을 펼치지 않는 한 이란에 대한 대규모 타격을 정당화할 여지는 갈수록 줄고 있다.
○이란 “지정항로 이탈시 공격”

이란은 이러한 상황 전개를 자신들이 우위를 점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우라늄 반출과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등 핵무기 관련 이슈는 미국의 목표에서 일단 사라졌다. 이란은 여전히 해협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이란 측이 보낸 2차 제안 내용대로 되고 있는 형세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이 이란 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야돌라 자바니 IRGC 부사령관은 “이란이 지정한 항로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일하고 안전한 항로”라면서 “그 외의 경로로 이탈하는 선박은 안전하지 않다. IRGC 해군의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 물가상승률은 70%에 달하고 이란 리얄화 가치는 급락했지만 광장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의 인원이 나오고 있다.
해방 프로젝트가 발표된 후에도 해협 통행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군의 해방 프로젝트 시작 이후 이틀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7척에 불과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수백 척의 선박이 (해협을 빠져나오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상선들이 이란의 공격이 없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 없이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해협 개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면담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과 “공정하고 포괄적인 합의”만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일단 해방 프로젝트로 인해 걸프만 일대 긴장이 강화됐다가 누그러진 것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였다. 서부텍사스유(WTI) 6월물 가격은 이날 3% 가까이 하락해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브렌트유 7월물 가격도 2% 이상 떨어졌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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