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요구는 '선배당'…주주 잔여청구권 침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일종의 '선배당'에 해당하며 노조의 준(準) 주주화 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둘러싼 논란이 학계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6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사단법인 '이해관계자 경영학회' 춘계 정기세미나에서 노조의 요구를 "이해관계자 갈등의 집약적 사례"로 분석했다. 현재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 교수는 “미래 실적을 전제로 한 성과급 선지급 요구는 대리인 문제에서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고, 계약이론 측면에서도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주의 잔여청구권 이론은 주주가 위험 부담을 모두 지지만 잔여분에 대한 청구권을 갖기 때문에 경영자와 근로자를 감시할 수 있고 배당권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특히 반도체 산업의 성과가 노조 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변동, 인공지능(AI) 수요 폭발,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투자 축적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익 발생의 원인이 복합적인 만큼 성과 배분의 인과관계를 노조의 기여로만 단순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배분에 갈등이 생길 경우 계약이론은 잔여청구권을 갖는 소유자(주주)의 의견을 중시한다"며 "이점에서도 노조의 요구는 부당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주는 주주가치 훼손에 반발하고 있고, 고객사는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공급망 다변화를 검토할 수 있다"며"협력사는 일감 단절 위험에 직면하고, 정부 역시 국가 수출과 GDP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사태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해결책으로 △영업이익률 구간에 따라 성과급 상한을 조정하는 ‘변동 상한제’, △현금과 주식 보상을 병행하는 방식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이익공유 펀드’ 도입 등을 제안했다. 그는 “단순한 대립 구도가 아니라 성과 배분 구조를 재설계하고 이해관계자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는 삼성전자 노조의 상여금 갈등과 사모펀드 문제를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구조적 리스크와 해법을 진단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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