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78% “미래 세대 위해 탄소 감축 앞당겨야”
시민대표단, 산업계 부담 우려보다 '기후 정의'와 '경제적 실익' 선택
[수소신문]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국회가 주도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공론화'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우리 국민들이 정부 목표보다 훨씬 강력하고 속도감 있는 탄소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6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공론화 결과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나중은 없다" 시민 77.9%, 미래 세대 보호 위한 '초기 집중 감축' 지지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공론화 과정과 제도적 함의를 짚었다. 시민대표단 312명과 미래세대단 40명이 참여한 이번 공론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감축 경로에 대한 인식이었다.
숙의 전 '초기 집중 감축'을 지지했던 시민은 51.2%였으나, 토론 후에는 77.9%로 급증했다. 이는 탄소 감축의 짐을 미래로 미루는 것이 헌법적 권리 침해라는 점을 시민들이 명확히 인지했음을 보여준다.
감축 목표 수준에 대해서도 시민 4명 중 3명이 '전 세계 평균 이상'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응답,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숙의 후 시민대표단의 35.8%(11.3%p 증가), 미래세대단의 50.0%(37.5%p 증가)가 '전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감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이 특정 정당의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헌법적 의무이자 국제적 책임이라는 시민들의 인식이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 대표는 "이번 공론화는 입법부가 주관하여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반영한 최초의 사례"라며, "헌법재판소의 명령에 국회가 공론화로 응답한 새로운 협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산업계 부담은 부풀려진 것… 대응 지연이 오히려 경제적 재앙"
권경락 플랜1.5 정책활동가는 바람직한 개정 방향을 제시하며, 그간 입법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산업계 부담'이 상당 부분 과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권 활동가는 과거 정부가 산업계 보호를 위해 배출량 전망치를 부풀려 목표를 낮게 설정해왔으나, 실제 배출량은 그보다 항상 낮았던 통계적 사실을 제시했다.
과거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연구원이 미래 배출량 전망을 부풀려 산업계의 감축 의무를 낮게 설정해왔으나, 실제 배출량 통계는 이보다 훨씬 낮았던 사례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주요 산업군에서 정부 전망치보다 실제 배출량이 적게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했다.
그는 "기후 대응을 늦출 경우 장기적으로 GDP 성장률이 하락하고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한국은행 등의 분석을 인용해 경고했다.
시민들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온실가스 규제(96.0%)뿐만 아니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피해 지원(97.1%) 등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국회 기후특위, '지연 전략' 폐기하고 기한 내 법 개정 마쳐야
토론회 참석자들은 공론화에서 나타난 압도적인 민심이 '지금부터 빠르게 줄이라'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현재 국회 기후특위 내 일부에서는 여전히 산업계 부담을 이유로 공론화의 의미를 폄훼하거나 입법을 지연시키는 움직임이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은 산업계 부담을 핑계로 목표를 낮추려는 시도에 명확히 반대하고 있다"며, "정치권은 지연 전략을 폐기하고 2026년 2월로 정해진 법 개정 시한 내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감축 목표를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후특위가 확인된 민심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속도를 낼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