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스님' 가비 등장…조계사서 첫 '휴머노이드 수계식'

김건교 2026. 5. 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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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조계종 "기술도 자비·책임 위에 사용돼야"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에도 로봇 스님 참가

수계증 받는 로봇스님 가비


서울 도심 사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교 신자로 계를 받는 이색 수계식이 열렸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은 6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GI' 위한 특별 수계식을 진행했습니다.

수계식은 불교에서 부처와 가르침, 승가에 귀의하고 계율을 지키겠다고 서약하는 의식으로, 기독교의 세례식과 비슷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날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키 130㎝의 로봇 행자였으며, 법명 ‘가비(迦悲)’를 받고 불자로 거듭났습니다.

삭발한 승려를 연상시키는 헬멧과 장삼, 가사를 착용한 가비는 계사 스님들 앞에서 합장한 채 의식에 참여했습니다.

로봇 '가비'가 팔에 향불을 대어 살짝 태우는 연비를 받는 모습

수계에 앞서 진행된 참회와 연비 의식에서는 실제 향불 대신 연등회 스티커를 로봇 팔에 붙이고 108염주 목걸이를 거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거룩한 부처님에 귀의하겠습니까?"라는 물음에 가비는 "예, 귀의하겠습니다"라고 답하며 수계 절차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불자가 지켜야 하는 오계도 로봇에 맞게 새롭게 구성됐습니다.

조계종은 기존의 살생·도둑질·거짓말 금지 등의 계율 대신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을 것 ▲다른 로봇과 사물을 훼손하지 않을 것 ▲사람을 잘 따르고 대들지 않을 것 ▲기만적 행동을 하지 않을 것 ▲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을 것 등의 '로봇 오계'를 제시했습니다.

가비는 각 계율마다 "예, 않겠습니다"라고 답했고, 현장에서는 로봇의 어색한 합장과 응답에 웃음과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수계식을 마친 가비는 수계첩을 받은 뒤 탑돌이까지 마치고 퇴장했습니다.

로봇 스님 하트에 웃음꽃 만발


조계종은 이번 행사가 기술 역시 자비와 지혜, 책임이라는 가치 위에서 활용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계종 문화부장 성원스님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 사회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율을 담아 로봇 오계를 만들었다"며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기 위한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가비는 다른 로봇 도반들과 함께 오는 16일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로봇스님의 탄생

(사진=연합뉴스)

김건교 취재 기자 | kkkim@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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